캐치패션 “추가 증거 모아 재고발”…노이즈마케팅 호도 불쾌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명품 플랫폼들 간의 저작권 침해 법적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지난해 캐치패션이 경쟁사 트렌비를 형사고발하며 시작된 싸움이 재고발로 치달아서다. 트렌비에 대한 무혐의 처분 판결에도 캐치패션 측은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판결이라며 반발, 재소송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지난해 8월 캐치패션이 박경훈 트렌비 대표를 상대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 불송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캐치패션은 트렌비가 명품 브랜드의 정식 유통사인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과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채 상품 이미지와 정보를 무단으로 크롤링(온라인상 정보 수집 및 가공)한 뒤, 이를 활용해 광고·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저작권 위반·정보통신망침해, 허위광고로 형사 고발한 바 있다.
당시 캐치패션 측 법무법인 세움은 “무단 크롤링 활동은 심각한 저작권법위반, 정보통신망침해죄 등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트렌비는 경찰 조사를 통해 앞서 지적된 각 사항에 대해 전부 소명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트렌비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외 파트너사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는 설명이다. 이미지 크롤링, 저작권 역시 법적근거 안에서 적법하게 활용했으며 허위광고를 통해 이득을 취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트렌비는 후발주자인 캐치패션이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소송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캐치패션이 지난해 ‘당신의 명품을 의심하라’는 콘셉트의 광고 캠페인을 선보이며 업계 위화감을 조성하고, 고발사실을 언론 홍보 등 광고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캐치패션은 곧바로 재소송을 검토하겠다며 맞받아쳤다. 캐치패션은 26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경찰이 박경훈 트렌비 대표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은 증거불충분이 주된 이유로, 트렌비가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과 직접적인 계약을 체결했음이 인정됐거나 이미지 크롤링 행위가 적법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캐치패션 측은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로부터 보완 자료를 제출받는 즉시 재고발 일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불송치 결정 소식과 트렌비의 입장을 들은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은 자발적으로 피해와 관련한 자료를 준비하면서 재고발에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설명했다.
트렌비 측이 내놓은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캐치패션 관계자는 “트렌비의 해명과는 달리 피해자인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은 자신들의 상품 이미지 등의 정보를 사용하거나 상품을 판매할 권한을 부여한 사실이 없다는 점, 저작권 침해 등을 이유로 수차례 경고장을 보낸 사실이 있다”며 “처벌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자료도 수사기관에 직접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전을 후발주자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호도하는 데 대해서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캐치패션 관계자는 “자체 스토어를 운영하는 플랫폼의 자행적인 저작권 위반 행위, 과대광고 등은 근절돼야 하는 부정행위임에 틀림없으며, 재고발을 통해 업계 질서를 바로잡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불신이 조성되는 어지러운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공정위, 소비자원 등이 나서고 있으며 선두 플랫폼사들의 자발적인 개선 의지와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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