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여야 똑같이 요청받아”…“좀스럽지 않은가”
2023년 협치 물 건너 갈까, 대통령 리더십 아쉬움 남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제1 야당 총수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참했습니다. 이 대표는 신년인사회가 진행되던 당일 경남에 내려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는데요.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 입장이 상이해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자는 부지런히 '발로 뛰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신년인사회 초대건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와 비서실 사이의 소통이 없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 부산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 이 대표는 불참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초대가 왔었냐”고 되물었습니다.
천준호 당대표비서실장은 “대통령 신년인사회와 관련해 지난 22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초청 메일이 저희 대표 메일로 접수가 됐다”면서도 “대통령실이 어떤 행사인지 제대로 설명해준 것도 없고, 오후 6시까지 회신을 달라고 해 실무진 선에서 참석이 어렵다고 답한 것”이라며 대표에게 따로 전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신년인사회가 진행되던 당일, 민주당의 지도부는 부산과 경남지역을 순회하는 빽빽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양산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 덕담을 주고받았습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6일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비서실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이미 정해진 일정을 다시 바꾸는 것도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더 들어가면 감정적 문제가 작용한 듯싶습니다. 사실상 지도부의 의지만 있었다면 기꺼이 일정을 조율해서 신년인사회에 참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 방문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행안부로부터 신년인사회 초청장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3일 전인 22일입니다.
하지만 국가의 중요한 행사에 초대하는데 고작 이메일 한 통으로 끝내는 것이 제1당인 민주당으로서는 관례상으로 어긋나고 불쾌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건영 의원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추측건대 용산 대통령실이 초청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윤 의원은 “통상 야당 대표에게는 사전 유선 연락 또는 면담 등을 통해 일정 협의를 해 온 것으로 안다”며 “연말 계모임을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조금이라도 성의가 있었다면 충분히 협의하고 조율이 가능했을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측이 전하는 내용이 사실일까요? 국민의힘 측은 다릅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타 정당에도 똑같이 ‘메일’로 참석 요청을 보냈다는 입장입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메일을 받은 뒤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경우입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편지 한 장과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건내며 “약한 자들을 지켜주는 ‘법의 정의’가 우선하는 시대를 열어 달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인편으로도 초대장을 보냈다고 합니다.
국민의힘은 이에 민주당을 겨냥하며 “여야 공히 똑같이 참석 요청 과정을 진행했음에도 특별대우를 바라며 불참 핑계마저 대통령실로 돌리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2일 “대통령의 신년인사회 참석 요청을 두고 '예의'와 '관례'를 따지는 민주당의 모습이 국민 앞에 좀스럽지 않은가”라고 논평을 내놨습니다.
흔히들 신년인사회를 통해 당해 여야간 협치 방향을 엿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계묘년 신년인사회마저 정부여당과 야당의 반응이 엇갈리는 것을 보니 올 한해도 강대강 구도는 계속될 듯합니다. 협치는 정치권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뤄야 할 과제인데요. 장기적으로 대치 상황은 ‘치킨게임’으로 흘러가기 때문이지요.
한편으로 정부의 태도가 아쉽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예현 평론가는 관련해 통화에서 “야당의 내부 보고체계와 이메일 논란은 부차적인 문제다. 대통령이 협치를 잘 해서 국민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능력과 진정성을 지녔는지가 핵심이다”고 평했습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구멍가게도 오픈하면 떡돌리며 인사한다
야당대표 초청에 달랑 멜 보내놓고 오던지 말던지 해놓고
국민을 바보로 착각 국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