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인사·신성장동력 중심 포트폴리오 재정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내 ‘혁신’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대내외적인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정기 임원 인사에선 쇄신에 초점을 뒀고, 올해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1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었던 지난 10년과 다른 상시적 위기의 시대가 됐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돼 기업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력은 세계적인 선도기업의 지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수익 창출로 정의했다.
신 회장은 “올해는 재도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준비했던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변화와 혁신을 위해 도전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올해 신년사와도 일맥상통한다. 신 회장은 지난 2일 내놓은 신년사에서 “영구적 위기(Permacrisis) 시대의 도래는 우리가 당연하게 해왔던 일과 해묵은 습관을 되돌아 보게 한다”면서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롯데는 현재 ‘뉴롯데’라는 모토 하에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정기 인사에서도 안정보다는 쇄신에 중점을 둔 개편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 2022년 인사에서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했고, 2023년 인사도 업계 예상을 깨고 한 번 더 변화를 택했다. 사장단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하고,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동시에 젊은 CEO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룹 포트폴리오도 조정하고 있다. 향후 롯데는 바이오·헬스케어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정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주력 계열사인 유통 사업군이 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으며, 내수 침체로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이 발표한 ‘2022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는 12위를 기록했다. 2019년 9위와 비교해 3위 하락했으며, 국내 기업만 놓고 보면 신세계와 쿠팡에 밀리면서 1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새로운 성장 테마인 헬스앤웰니스(Health&Wellness)와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관련 부문을 포함해 화학과 식품, 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37조 원을 집중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오 사업 진출 선언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2022년 5월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생산공장을 2000억 원에 인수했고, 같은해 6월엔 바이오 사업을 전담할 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세웠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조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신 회장은 이번 VCM에서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건강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며 핵심 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경영 자원을 집중해 육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핵심 사업의 성장 기반이 되는 인재, R&D, DT, 브랜드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하고, 회사의 비전에 부합하고 미래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신성장동력 발굴도 함께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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