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은 9일 서울 강서구 소재 SM그룹 본사 앞에서 '부당인사발령 철회, 직원들을 해고로 내모는 SM그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건설노조는 "SM그룹이 건설 계열사인 동아건설, 삼환기업, 경남기업, 우방, 우방산업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 42명을 아무런 선정 기준도 없이 그룹 파견 발령을 냈다"며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직접 노동탄압에 나서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강제하고, 고령자에게 차별을 줬다. 노동 존중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SM그룹과 우 회장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건설노조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SM그룹은 2023년 새해 벽두부터 나이 많은 직원들을 잘라내기 위해 그룹 파견을 보내고, 직원들의 업무강도를 높이고, 직원들을 소모품으로 여기며, 회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기계처럼 일하는 직원들을 만드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참으로 서글프고, 창피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직원들의 확보가 당연함에도 직원들의 임금 인상과 복지 증진에는 인색하고, 직원 승진은 그룹 마음대로 정하고 있는 것도 부족해 이제는 본사,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내보내려 한다.
SM그룹의 우오현 회장은 2022년 12월 말 계열사 방문을 통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직원들을 존중하고 소통하는 게 아닌 "고령 직원들이 많다", "고용안정 협약은 끝났다", "유휴 직원들이 많다" 등 직원들을 정리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직원들에게 애사심과 책임감을 전혀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에 장단 맞춰 회사는 아무런 선정기준도 없이 갑작스럽게 잉여 인력 명단을 만들고 SM계열사 5개사인 동아건설, 삼환기업, 경남기업, 우방, 우방산업 직원 42명을 그룹 파견 발령 냈다.
그룹 및 회사에서 시행한 그룹 파견의 목적이 무엇인가? 계열사에 근무시키지 말고 그룹을 통해 타 계열사로 전출시켜 외톨이로 만들고 버틸 수 있으면 버텨보라는 의도 아닌가?
그룹과 회사에서 무자비하게 뽑아 낸 대부분 50세 이상 고령 직원들은 삼환기업과 동아건설을 위해 평생을 몸 바친 직원들로, 다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닌 경력 있는 선배이고 후배를 양성하고 가르칠 수 있는 필요 존재다. 또한 본사, 현장에서 자신의 업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연차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며 회사를 위해 애쓰고 헌신한 직원들이다.
그러나 SM그룹과 계열회사는 우오현 회장의 한마디에 이러한 직원들을 유휴인력으로 만들고 회사에는 필요 없는 존재로 부각시켜 개인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해고를 자행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어떠한 선정 기준도 없이 50세 이상의 직원들을 마구잡이로 인원을 선정하고 무자비하게 그룹 발령을 시행한 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직원들을 계열사 파견을 보내 고립시키고 버티지 못하게 하려는 점, 계열사 파견은 개별 동의가 필요하나 개별 동의가 안 되니 연고나 업무기준이 없는 타 계열사로 한 달의 기간 동안 출장을 시행하는 점, 해외에서 근무 중인 직원에게도 무조건 그룹 파견 발령을 내는 점, 30년 넘게 행정 업무만 해온 행정 여직원과 현장경험이 없는 행정직원들에게 현장에서 신공법을 개발하라며 현장근무를 강제하는 점,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에게 명예로운 정년퇴직이 아닌 그룹 파견 발령을 시행하는 점 등이다.
이렇듯 수많은 사유로 인해 이것은 적법한 인사조치가 아닌 개인의 불이익을 강제하고, 고령자에게 차별을 주고, 직장내 괴롭힘을 통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일방적 조치라고 판단, 동아건설과 삼환기업지부는 부당인사발령으로 판단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서를 접수했다.
SM그룹 회장의 연초 신년사를 보면, 직원 모두가 '주인의식'과 '책임감', '도전정신'을 갖고 '일할 맛 나는 신명나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과연 각 계열사에 지시해 유휴인력 명단을 뽑고, 그 인력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고, 자존감을 훼손하는 행위가 주인의식과 도전정신을 갖게 하는 건지 SM그룹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노동자들은 소모품이 아니다. 30년 넘게 한 회사를 위해 몸 바친 직원들이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노동자들에게 이젠 더 이상 필요 없으니 연고도 없는 계열사에서 버텨보라는 SM그룹의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기업은 한사람의 것이 아니다. 법을 위반하고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를 통제하고,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고 오직 대주주만을 위한 경영을 하는 SM그룹의 부도덕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노동자를 괴롭히고 해고를 목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노동위원회는 조속히 조사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바른 판단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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