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반복하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주69시간 근무제에 IT 업계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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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반복하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주69시간 근무제에 IT 업계 ‘덜덜’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3.09 17: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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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종사자들 ‘불편한 기색’ 역력…주 69시간 근무 반대
민주노총, 정부 개편안은 노동자 일방적 희생 전제한 ‘악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민주노총은 9일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뉴시스
민주노총은 9일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뉴시스

"잔업, 야근, 철야, 추가근무반복하며 과로사를 걱정하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주 69시간 제도 도입에 대한 생각을 묻자 IT 직군 업력 8년차에 들어선 A씨에게서 돌아온 답변이다. 안타깝게도 A씨의 걱정과는 달리 정부는 주 69시간 근무제 도입 수순을 착실히 밟아나가는 중이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근로자들이 1주일에 최대 52시간까지의 근무를 허용하는 현행 제도를 개편하기로 결정했다.

제도 개편을 마치면 현행 주 40시간에 12시간까지 추가 근무를 허용했던 기준은 바뀌게 된다. 일이 많거나 몰리는 주에는 근무 시간이 늘고, 일이 적은 주에는 감소하는 식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주 69시간 이상의 연장노동도 합법화된다.

정부는 연장 근로 시간을 저축한 뒤 기존 연차 휴가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저축한 근로 시간을 통해 '장기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근로자들의 근무유연성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란 부연도 달았다.

하지만 근로자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주52시간 근무제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 IT 업계는 더욱 그렇다.

IT 업계 종사자 A씨는 "1주일에 허용하는 최대 근로 시간이 증가하는게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불러온 실제 사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줄어서 향상된 경우는 주 52시간 적용 때 봤다. 업무량에 따라 근무 시간을 조정한다 해도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사람 망가지는 건 일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 52시간도 대기업이나 정부 눈치 보며 하는 시늉인 거지, 중소기업에서 직원들 입막음하면 주 52시간이든 주 69시간이든 지키는지 누가 알겠냐"며"주 69시간 근로제를 실시하면 기업들은 당당하게 69시간만 근무 시키는 게 아니라 몰래 70시간을 시킬 것"이라고 회의적 입장을 취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IT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B씨는 "주 52시간도 지켜지지 않는 마당에 무슨 주 69시간 근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지금 주 52시간을 지키겠다며 퇴근 처리한 후 다시 책상에 앉아 근무하는 직원들이 몇 명이나 되는 줄 아느냐"며 "이들은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선, 야당을 비롯한 노동계도 '과로사 조장법'이라며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장시간 노동을 위한 법 개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국민에게 과로사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노총 소속 청년 노동자들은 9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과로사로 내모는 근무제 개편안의 즉각 폐기를 요구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해당 개편안은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전제로 하는 개악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출산 휴가, 육아 휴직, 연차 사용도 자유롭지 못한 게 지금 우리나라 근무 환경의 현주소"라며 그런데 주 69시간 근무제가 시행된다면 어떻게 한 달의 장기 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다녀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해당 근무제에는 노동자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을 것"이라며 "사용자 입장에만 철저하게 초점이 맞춰진 악법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 항공, 물류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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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23-03-12 23:27:07
참 거짓말도 잘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