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식품·유통가의 올해 주주총회에선 사내이사 선임과 신사업 관련 정관 변경이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대내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고경영자(CEO)들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해 안정을 꾀하면서, 무리한 확장보다는 본업과의 시너지를 중시한 신사업 추진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식품·유통 기업들은 이달 중순 이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우선 올해 주총에서는 오너·CEO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재선임 안건을 올린 기업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김호연 빙그레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오는 29일 주총을 여는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 사내이사 후보자 선임의 건을 의안으로 올렸다. 빙그레는 오는 23일 주총을 개최하고, 김호연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하림도 오는 29일 주총을 열고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호실적을 낸 전문 경영인들도 대거 재선임된다. 오는 23일 주총을 여는 오리온은 허인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으며, CJ제일제당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최은석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롯데제과는 오는 23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영구 식품HQ 총괄대표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지난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롯데푸드 흡수합병 작업이 진행됐고, 올해 해외·신사업 등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사명 변경 안건도 다뤄진다. 롯데제과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따르면 ‘롯데웰푸드 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꾸는 정관 변경에 관한 건이 올라와 있다. 변경 목적은 통합법인 출범에 따른 신시장 대응·브랜드 경쟁력 강화다. 사명 변경에 따른 홈페이지 도메인 주소 변경도 이뤄질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오는 4월 1일부터 회사명이 바뀐다. 롯데제과가 사명에서 제과를 떼는 건 1967년 설립 이후 56년 만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2일 주총을 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신 회장은 3년 만에 롯데칠성 이사회 참여로 경영에 복귀하게 된다. 오는 29일에는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롯데쇼핑 주총이 열린다. 이마트는 강희석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루며, 롯데쇼핑도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각종 신사업을 염두에 둔 정관 변경 작업도 이뤄진다. 이마트는 ‘주류소매업’과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새롭게 추가했다. 와인주류판매점 등 신규 사업 계획에 따른 사업 목적 추가라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오는 28일 주총을 여는 신세계푸드는 △김치류 제조업 △과실 및 그 외 채소절임 식품 제조업 △기타 과실 채소 가공 및 저장 처리업 △화물운송 중개·대리 및 관련 서비스업 △각 호에 관련사업에 대한 투자 또는 부대사업 일체를 새롭게 정관에 추가했다. 신규사업 예정에 따른 목적 추가로, 김치 사업 확대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매일유업은 오는 25일 열리는 주총에서 ‘사업 지원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넣는다. 자회사인 건강기능식품 매일헬스뉴트리션, 엠즈베이커스, 엠즈씨드 등 관리 지원이 목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뚜기는 종자·묘목 생산과 판매업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이는 지난해 개시한 ‘한국농업 상생발전 프로젝트’ 일환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농가의 생산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작업으로, 농가와의 동반성장이 목표다. 오뚜기는 계약재배 품목 수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일부 수입 종자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종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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