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당시 우리나라 대상으로 한 일본 수출 규제와 유사
미국 제재, 오히려 중국에 약…자국 반도체 산업 성장 계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미국에 의한 중국 반도체 시장 제재가 역으로 중국의 기술 독립과 성장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시각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부품 1만3000여 개를 모두 ‘중국산’으로 교체했다. 미국의 반중국 체제에 대항,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한 이른바 ‘기술 자립’을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9년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해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국산화에 성공하며 위기를 유연하게 대처했다.
이같은 사례를 미뤄 볼 때, 중국의 반도체 산업 국산화 성공 유무가 미국의 반도체 산업 규제 변화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통상 전문가 A씨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에 우리나라가 소재 국산화를 통해 대응했듯,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산업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기술 자립을 유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미국의 규제 조치에 중국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일본 등 일부 외신들은 미국의 중국 규제가 결과론적으론 중국의 반도체 기술 자립을 불러왔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7일 미츠비시 UFJ 리서치앤컨설팅이 공개한 ‘국제 정세에 비춰 본 중국 반도체 산업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대립에 따른 중국의 자국 반도체 산업 투자 행보는 중국 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넘어 일본 기업에도 위협이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NNA ASIA의 보도 역시 비슷한 논조다. 미국의 반중 체제가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기술 자립을 돕고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보도는 미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제한하기 위해 애썼으나, 오히려 반도체에 대한 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반도체 기업 성장을 장려하는 계기가 됐다고 짚어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즈의 경우엔 중국의 반도체 시장 내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샹 리강(Xiang Ligang) 테크 애널리스트는 “미국에 의한 중국 제재가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면 지금과 같이 제재 수위를 높이려고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바이든의 칩스법은 중국 기업들이 국산 반도체와 제조 장비를 선택하도록 만들면서 오히려 자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가속화할 뿐”이라고 평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1387억 위안(약 26조 원)이라는 대규모 자본을 쏟아부었다. 미국의 반중 체제가 시작되면서 중국은 2018년 2차 투자를 감행했고, 현재도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엔 시진핑 국가 주석도 나서, “국산화 대체 수준과 응용 규모를 향상시키고 독자적 연구 플랫폼 및 장비로 주요 기초 연구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발언에 따라 당분간 중국 정부 주도의 반도체 산업 투자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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