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이병학 단독체제…동서식품 김광수 신임 대표 선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국내 식품사들이 본격적인 주주총회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선임이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대다수 업체들은 재선임을 통해 안정적인 체제를 이어가는 분위기지만 일부 기업들은 수장 교체로 새 도약을 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SPC삼립은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황종현 SPC삼립 대표이사 사장과 황재복 SPC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의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SPC삼립은 지난해 포켓몬빵 열풍으로 영업이익이 8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3% 증가했으며, 매출 역시 3조3145억 원으로 12.5% 늘었다.
하이트진로는 같은 날 열린 주총에서 김인규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김 대표는 2011년부터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를 맡아 12년 간 회사 경영을 총괄했다. 지난해 주류 소비 심리 회복으로 하이트진로 실적도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1905억 원, 매출은 2조4675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9.5%, 13.4% 증가했다.
삼양홀딩스도 이날 주총을 통해 김윤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는 올해 계획에 대해서 “친환경, 헬스 & 웰니스, 첨단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스페셜티 제품을 지속 발굴해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하고 글로벌 생산·영업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사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빙그레도 지난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전창원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빙그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677억 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매출 1조 원 고지를 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2% 늘어난 394억 원을 올렸다.
반면, 새로운 체제로 전환한 기업들도 있다. 농심은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황청용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황청용 부사장은 1987년 농심에 입사해 2009년 상무, 2018년 전무를 거쳐 2023년부터는 경영관리부문장을 맡아왔다. 또한 기존 공동 대표였던 박준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이병학 부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박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농심은 올해 해외 공략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시장이 정체인 상황에서 해외 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농심의 북미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4억8600만 달러(약 6443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미국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해외 사업 성장에 힘입어 농심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3조 클럽’에 가입했다.
동서식품도 24일 새 대표로 김광수 마케팅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동서식품의 이번 수장 교체는 2013년 이광복 대표 선임 이후 10년 만이다.
1959년생인 김 신임 대표는 연세대를 졸업, 1985년 동서식품에 입사했다. 40년 가까이 동서식품에서 일하며 커피믹스 ‘맥심’과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의 성공을 이끈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커피는 맥심’,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등의 카누의 대표 광고 카피를 탄생시킨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은 믹스커피 성장이 정체되면서 올해 김 대표를 앞세워 캡슐커피를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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