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꺾쇠 등 기능성 살리는 디자인 위해 심혈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기는 디자인, ‘위닝 디자인’을 하겠다. 사업적으로 우수하고 고객 취향을 잘 읽는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글로’가 리더가 되는 게 목표다.”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하이퍼 X2’의 기획·디자인을 이끈 김강민(Ken Kim·켄 킴) BAT그룹 디자인 총괄의 말이다. 김 총괄은 28일 라이브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기능성을 살리는 특색 있는 디자인으로 글로의 도약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김 총괄은 이날 오전 팀즈를 통해 진행된 라이브 인터뷰에서 글로의 디자인에 담긴 철학과 개발 과정의 뒷이야기, 향후 디자인 목표 등을 들려줬다. 김 총괄은 “직접 만나 이야기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라도 글로의 디자인 철학을 꼭 들려주고 싶었다”는 말로 글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LG전자에서만 15년 여간 디자인경영센터 프로젝트 리더, 유럽 디자인센터 분소장, 뉴비즈니스센터 UX혁신 팀장 등을 거쳤고, 2020년 BAT그룹 최초 한국인 디자이너로 합류했다. 김 총괄은 “처음엔 담배업계에 크게 디자인적 혁신이 필요할까 생각했는데 BAT 인터뷰 당시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고, 그룹 내 디자인 팀을 세팅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렸다”고 말했다.
김 총괄은 지난 2월 출시된 최신작 글로 하이퍼 X2 전반적인 디자인을 담당했다. BAT는 출시 당시 연 기자간담회에서도 디자인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기 한 쪽은 무광의 매트한 질감, 다른 한 쪽은 유광의 메탈릭 포인트를 적용한 투 톤 디자인을 채택한 게 특징이었다.
이 같은 ‘대비’(contrast)의 콘셉트는 김 총괄을 비롯한 디자인 팀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색상 큐레이션을 잘 하면 제품이 조화로워진다는 판단이었다.
김 총괄은 “우리만의 독창성을 고민했을 때 답은 ‘조합’, ‘조화’였다”면서 “투톤 이미지가 강렬할 수도, 부드러울 수도 있고 제품에 더 많은 유연함을 주는 관점에서 단순한 색상 대비뿐만 아니라 질감, 촉감도 대비시켜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조되는 색상, 대비되는 질감 차이 등을 통해 개인마다 개성 있는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디테일’이 글로만의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디자인은 기술과도 조화를 이뤄야했다. 특히 전자담배는 휴대폰, 지갑처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제품인 만큼 글로 하이퍼 X2의 사용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했던 부분에 관해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최적의 셔터 매커니즘을 구현하기 위해 25도에서 75도까지 모든 가능한 각도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아이리스 셔터의 꺾쇠도 한손으로 가장 편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수십 가지 모양을 연구했다.
김 총괄은 “너무 디자인만 강조하다보면 편리함이 줄어들 수 있다”며 글로 하이퍼 X2의 부스트 버튼을 예로 들었다. 글로 하이퍼 X2는 부스트 모드와 스탠다드 모드 버튼을 분리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가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두 버튼이 아니라 버튼을 하나의 그룹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붙어있으면 오작동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심미적으로는 불편했으나 사용 편의를 위해 그렇게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김 총괄은 향후에도 선보일 혁신 디자인이 많다고 자신했다. 특히 전자담배 내부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더욱 편리하고 간결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디자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만났을 때 간결한 사용 경험이 가능한 디자인을 하고 싶다”며 “현재 잡아놓은 비연소 카테고리 제품의 디자인 정체성을 잘 지켜가면서 사려깊은 디자인, 색상의 조합을 통해 다르게 느껴지는 디자인, 인터페이스를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디자인 경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향후 기능은 어느 정도 보편화, 평준화되고 산업이 성장기에서 완숙기로 갈 때는 기능보다는 고객의 경험이 부각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총괄은 “전자담배는 스마트폰처럼 화소, 사양 등을 따지는 관여도가 높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편안하게 ‘이거 한 번 써볼까’ 하는 제품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잘 사용하게끔 만든 제품으로서 존재한다면 기능성보단 편리성이 강조될 것이고 기능이 보편화되면 디자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BAT그룹은 김강민 총괄 영입과 함께 연소제품 위주에서 비연소 제품을 포함한 멀티 카테고리 기업으로의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출시된 글로 하이퍼 X2 등 위해 저감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사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 그룹의 비전인 ‘더 나은 내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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