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불황에 인수 부담도…HMM 민간 매각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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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불황에 인수 부담도…HMM 민간 매각 ‘첩첩산중’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3.29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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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코로나19 특수 끝나 운임 하락세
채권 합해 70% 넘는 공공 지분도 부담
“인수 조건 선제시할 필요” 목소리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HMM 컨테이너선 ⓒ HMM
HMM 컨테이너선 ⓒ HMM

산업은행(이하 산은)이 HMM의 민간 매각 계획을 속도감있게 진행하려면 인수조건을 선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HMM의 호실적 기반이 됐던 해운업황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주식전환 채권 등 공공이 보유한 지분이 인수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는 HMM 경영권 매각자문으로 삼성증권을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매각절차에 착수한다. 아직 인수사 공고 등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인수에 나서려는 기업들도 여럿 물망에 올랐다.

투자업계에선 LX그룹, SM그룹 등이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포스코, 삼성SDS 등도 인수전 참여가 예측됐으나 최근 선을 그은 바 있다.

산은이 HMM 매각 계획을 본격화한 배경에는 지난 2년간 HMM의 실적이 크게 올랐다는 데 있다. HMM은 지난해 매출 약 18조5000억 원, 영업이익 약 9조9000억 원으로 지난 2021년 최대 실적을 경신한 이래 다시 한번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다만, 이같은 호실적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특수로 2020년부터 2년간 우상향했던 운임이 다시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는 까닭이다.

해운 운임 기준으로 활용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지속 보이고 있다. 2022년 SCFI 평균은 3410포인트로, 2021년 평균 3792포인트 대비 10.1% 하락했다.

2023년에도 이같은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데다 금리인상,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이 예상돼서다. 실제로 올해 3월 SCFI 지수는 931포인트로 시작해 908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3월 4700포인트에서 4400포인트 사이를 오르내린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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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SCFI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 사단법인 한국관세물류협회 홈페이지

업계는 산은이 인수전 진행에 더욱 속도를 내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 운임 지수가 하락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높아진 회사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하루 빨리 매각해야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수전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아직 채권단이 보유한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전환 가능한 채권이 해결되지 않아서다.

HMM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약 2조6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 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중 6종의 채권(192~197회차)이 남아있다. 이들 6종의 채권은 지난 2020년부로 모두 주식 전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공공이 보유한 지분은 △산은 20.69% △해진공 19.96% △신용보증기금 5.02% 등 총 45.67%다. 산은 등이 보유한 주식전환 가능 채권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공공이 보유할 수 있는 지분은 약 74%를 넘어선다.

민영화를 위한 매각 과정임을 감안하면, 공공이 쥐고 있는 주식 대부분을 인수 기업이 사들여야 해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HMM이 먼저 사채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아직까진 내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채권 중도상환 가능시점이 2025년까지 떨어져 있는데다, 만기 이전 조기상환을 진행하려면 채권단 승인이 필요하는 등 다소간의 어려움도 뒤따른다. 해진공은 지난 2021년 HMM의 조기상환 신청을 전환청구권으로 방어한 전례마저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이 HMM 민영화에 성공하려면, 공고단계에서부터 채권 해소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입찰 올릴 때부터 조기상환 등 인수조건을 선제시하는 편이 인수전 장기화를 막는 데 더 좋은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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