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신제품 마케팅에 이익은 감소 예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하이트진로가 맥주와 소주 모두 1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리오프닝 효과에 힘입어 반등을 시작했고, 특히 창립 100주년을 앞둔 올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하이트진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497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4%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9.5% 증가한 1906억 원을 올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꺾였던 영업이익이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리오프닝 효과가 올해부터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맥주와 소주 사업에서 모두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100주년을 한해 앞둔 2023년 ‘변화와 혁신을 하면 살고 멈추거나 안주하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의 각오로 견고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맥주는 이달 첫 출고를 시작한 ‘켈리’(Kelly)와 2019년 출시된 ‘테라’를 앞세운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현재 맥주시장은 오비맥주가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테라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기세가 한풀 꺾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대적으로 유흥시장에서 강점을 보였던 테라는 타격이 더욱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본격적인 유흥시장 회복과 함께 테라-켈리 조합으로 맥주 시장 1위를 다시 탈환한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는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은 맛을 기반으로 부드러움과 탄산감을 모두 살린 콘셉트의 켈리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배우 손석구를 모델로 한 TV광고뿐만 아니라 강남에서는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열고 적극적인 켈리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신제품 향방은 하이트진로 실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제품인 테라와 더불어 신제품 켈리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면 1위 사업자인 오비맥주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축소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맥주 부문은 매출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는 켈리의 매출 성과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소주 사업에서는 경쟁사의 거센 추격을 받으면서 점유율 방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 1위 기업이지만 최근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가 판매량이 빠르게 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1분기 소주 매출이 새로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약 29%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최근 리뉴얼한 진로와 참이슬 2개의 브랜드로 소주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진로는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제로 슈거’ 콘셉트를 적용해 당류를 사용하지 않고 깔끔한 목넘김을 강화했다.
주 연구원은 “여전히 국내 소주시장 1위 사업자로의 입지는 견고한데, 1분기 진로이즈백이 제로슈거 제품으로 리뉴얼을 진행한 만큼 향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시장 재차 안착할 수 있을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맥주와 소주 신제품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 등으로 하이트진로의 수익성은 떨어질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하이트진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증권도 하이트진로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0.7% 하락한 286억 원 수준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불황과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도 주류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실제 주류업계는 정부의 압박으로 가격 인상을 실시하지 못했지만, 제품 용량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에는 소주 주요 원료인 주정 가격이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소주 시장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소주(진로이즈백 제로)와 맥주(켈리) 부문 모두 주류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지출이 확대돼 1분기, 연간 실적 감익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올해 하이트진로는 시장점유율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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