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 산업 활성화 집중…긍정적 영향 기대
가트너 “글로벌 반도체 시장 당분간 어려움 지속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3년 1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4조6500억 원, SK하이닉스는 3조4000억 원 등 양사를 합쳐 8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가 발생했다. 두 업체는 올해 하반기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반등을 기대하며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의 불안정성이 이들의 발목을 붙잡는 흐름이다.
삼성전자, ‘역대급 불황’에도 투자는 전년과 유사
삼성전자는 2009년 1분기 이후 역대급 불황을 속에도 전년도와 비슷한 투자 규모를 올해 역시 유지했다. 반도체 시설 투자에만 9.8조 원을 쏟아부으며 미래를 위한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모리의 경우 중장기 공급성 확보를 위한 평택 캠퍼스 3기 건설 마감과 첨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4기 인프라 투자 등을 진행 중이다. R&D 투자와 후공정 투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해 미국 텍사스 테일러, 우리나라 평택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 중이다.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만의 TSMC를 제치고 오는 2023년 파운드리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표한 데 따른 생산 설비 투자다. 협력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규모 위탁 생산을 받지 않는 TSMC와 달리, 중소 팹리스 기업을 대상으로 위탁 생산 고객사를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손잡고 위탁 생산 사업을 잇따라 체결하며 파운드리 점유율을 점차 늘려나가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회복 전망에 따른 점진적 업황 회복으로, DS 부문은 서버와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GAA 공정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수주 확대 등 차별화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고성능 AI 산업' 딛고 실적 부진 극복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 환경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조만간 저점을 찍고 서서히 반등하리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챗GPT 등 고성능 서버를 필요로 하는 AI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반도체 업황 부진이 끝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AI 사업은 수만 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관련 사업 활성화는 반도체 수요를 크게 끌어올리는 주 요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챗GPT에 사용되는 GPU에 국산 HBM이 들어간다. 고부가가치 메모리가 쓰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며 시장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DR5, HBM과 같은 고성능 D램을 비롯해 176단 낸드 기반의 SSD, uMCP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해 매출을 늘려간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전사적 투자를 줄여나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AI 등 앞으로 시장 변화를 주도해 나갈 산업에 활용되는 최신 메모리 제품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며 “조만간 시장이 수급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 보고, 수익성 제고와 기술 개발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회복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망 “여전히 어두워”
다만, 양사의 바람과는 달리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은 부정적이다.
지난달 27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1.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특히 메모리 매출의 경우 전년보다 35.3% 감소하며 가장 큰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리처드 고든 가트너 부사장은 “경제 역풍이 계속됨에 따라, 전자제품에 대한 최종 시장의 수요 약세가 소비자에서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투자 환경 또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칩 공급 과잉됨에 따라 재고 증가와 칩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올해 반도체 시장의 하락세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은 향후 10년간 여러 장기적인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히 기술 혁신이 부족한 PC, 태블릿 및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수십년간 이어져 온 대용량, 고액 콘텐츠 시장의 호황이 끝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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