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정부 압박에 백기…과자도 가격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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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업계, 정부 압박에 백기…과자도 가격 인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6.28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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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삼양·오뚜기·롯데웰푸드·해태제과 인하 결정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SPC삼립 빵 가격 내려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일부 라면, 과자 등 가격이 7월부터 인하된다. ⓒ사진 제공=농심, 롯데웰푸드, 해태제과

라면업계가 제품 값을 내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타 식품업계로도 가격 인하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압박도 계속되고 있어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이 소폭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라면 기업들이 조만간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 농심은 오는 7월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4.5%, 6.9% 각각 내린다. 농심은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국민라면과 국민스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도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 이에 따라 삼양라면은 5입 멀티 제품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짜짜로니는 4입 멀티 제품 기준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은 4입 멀티 제품 기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각각 인하된다.

같은 시기 오뚜기 역시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내린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스낵면은 3380원(5개 포장)에서 3180원으로 5.9%, 참깨라면은 4680원(4개 포장)에서 4480원으로 4.3%, 진짬뽕은 6480원(4개 포장)에서 6180원으로 4.6% 각각 조정된다.

이 같은 흐름은 제과업계로도 번지는 분위기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오는 7월 1일부로 가격 인하를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대상 품목은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총 3종으로, 편의점 가격 기준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인하될 예정이다. 해태제과도 다음달부터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가격을 10% 인하한다. 인하 시기는 각 유통채널별로 재고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적용된다. 

기업들의 가격 인하 결정은 이례적이다. 이는 앞서 정부가 제분업체들에 먹거리 주요 원료인 밀가루 가격 안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면서, 관련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이라는 명분을 잃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국내 제분회사들은 오는 7월부터 소맥분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농심은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이 5% 인하되면서 연간 약 80억 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음 가격 인하 타깃은 빵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제빵업계도 현재 가격 인하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단체는 빵, 제과 등 다른 밀가공식품 업체들도 가격 인하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27일에는 SPC삼립을 콕 집어 빵 가격을 낮추라고 주문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SPC삼립의 2022년, 2023년 주요 제품 출고가 평균 인상률은 각각 12.1%, 12.2%로 2회 연속 누적 24.3%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변동 원인은 주요 원재료인 맥분 등 수입 가격의 변동·공급물량의 변동과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었다. 하지만 2023년 1분기 소맥분 가격은 1kg당 551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631원) 대비 12.7% 하락해 현재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지적이다.

SPC가 이미 양산빵 시장독점적 지위를 지닌 기업인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도 짚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해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도 정작 상승했던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면, 인건비, 기타비용 등의 각종 이유를 대며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는 자가당착적인 모습을 보이는 기업은 신뢰받는 기업으로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없다”며 “소맥 가격이 안정화된 지금 시점에서는 SPC삽립을 포함한 밀을 원재료로 하는 식품업계가 가격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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