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새파란 신입?…알고보니 ‘진품명품’, 렉서스 RZ 450e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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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새파란 신입?…알고보니 ‘진품명품’, 렉서스 RZ 450e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6.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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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다운 전동화’ 첫 주자 RZ…전기차 신입생이라 우습게 보면 큰코다쳐
주행가능 거리 열세지만 기대 이상의 상품성…탄탄한 기본기에 승차감 탁월
실 전비 5.6km/kWh 효율성 입증…전기차 후발주자 자신감은 시장 자극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22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만난 렉서스 전기차 RZ450e의 모습.
지난 22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만난 렉서스 전기차 RZ450e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렉서스가 새로운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근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인 RZ 450e(이하 RZ)를 선보이면서다. 지난해 UX 300e란 전기차를 판매하긴 했지만, 기존 UX 모델을 전기차로 개조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제대로 된 ‘진짜’ 전기차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제아무리 하이브리드 최강자로 군림해 온 렉서스라 할지라도, 전기차 세계에선 ‘새파란 신입’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RZ의 완성도만 놓고 보면 수준급, 기대 이상이다. 신입이라 우습게 봤는데, 아니었다. 알고 보니 일 주변머리가 뛰어나다 못해 경력자만큼 곧잘 해내는 우수 인재를 만난 기분이다. 

기자는 지난 22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RZ를 직접 경험해 봤다. 장소부터가 의미심장했다. 이 차의 강인한 동력 성능을 짐작케 한 것. 물론 행사 일정상 서킷 위를 오르진 않았다. 그 대신 넓은 공터에서의 짐카나 경주와 인제 주변 공도와 와인딩 코스 시승 등을 통해 RZ의 당당한 자신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인제 스피디움 내 행사장에서 짐카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모습.
인제 스피디움 내 행사장에서 짐카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우선 짐카나를 통해 RZ의 민첩한 반응성과 조향 성능, 낮은 무게 중심에서 나오는 안정감 있는 차체 밸런스가 자연스레 드러났다. 주황색 꼬깔콘이 복잡하게 세워져 있는 코스를 몇 초에 주파하는지 겨루는 짐카나의 특성상, 차량을 거칠게 몰 수밖에 없다. 급가속으로 출발했다가 감속 후 지그재그 코스를 돌파하고, 커브를 돌아 나온 후에는 또 다른 지그재그 코스를 거쳐 정해진 구역에 차를 온전히 멈춰 세워야 했다.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대를 잡은 시범 주행에서 RZ는 비현실적인 가속력을 뽐내며, 매섭게 치고 나갔다. 동승만으로도 손에 땀이 흥건할 정도였다. 첫 지그재그 구간과 맞닥뜨리면 바로 급감속해야 하는데, RZ는 정확한 제동이 이뤄졌다. 지그재그 코스에선 스티어링 휠을 과격하게 이리저리 돌리지 않더라도, 부드러운 선회가 가능했다.

전문 인스트럭터가 짐카나 시범 주행을 선보이는 모습.
전문 인스트럭터가 짐카나 시범 주행을 선보이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전문가의 주행이 아닌 직접 짐카나 시승에 나섰을 때 받은 인상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오히려 미숙하다 보니 차량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할 수 있었지만, 제법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우수한 기본기를 갖췄음은 분명해 보인다.

전기차 전용 e-TNGA 신규 플랫폼을 기반으로 배터리 장착을 통한 저중심, 55:45의 전후 무게 배분 설계가 이뤄져 스포츠카처럼 민첩한 핸들링과 우수한 직진성 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게 해당 차량을 개발한 카사이 요이치로 부수석 엔지니어의 설명이다.

인제 스피디움을 출발해 인제읍 설악로에 위치한 합강정 휴게소를 찍고 돌아오는 공도 구간 시승도 이뤄졌다. 여기선 우수한 승차감과 정숙성이 두드러졌다. 고속 구간이 없어 액셀을 깊숙이 밟거나 하진 못했지만, 조금만 힘을 줘도 쏜살같이 내달릴 줄 아는 점은 분명했다. 중속 영역에서 구불길을 돌파하거나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나칠 때는 피칭을 잘 억제해 불쾌함이 전혀 없다.

RZ 차량의 실내 2열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RZ 차량의 실내 2열 모습. 넉넉한 레그룸을 갖춰 패밀리카로도 손색없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렉서스다운 전동화’라는 표어가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았지만, RZ를 경험해 보니 절로 이해가 갔다. 렉서스 특유의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안락함을 그대로 물려받은 데다, 차고 넘치는 힘을 유연하게 잘 컨트롤해 내 경박스러움조차 전혀 없다. 

전기차 신입생이지만, 단숨에 선배 격인 현대차·기아의 대표 전기차 또는 제네시스 GV60을 위협하고도 남을 정도다. 물론 약점은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다. 71.4kWh 배터리로 탑재로, 최대 377km 주행이 가능하다. 현시점에선 450~500km가 고객 눈높이 수준인 만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시승간 클러스터를 통해 확인한 실 전비는 5.6km/kWh로, 공인치 5.4km/kWh를 소폭 상회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승 간 클러스터를 통해 확인한 실 전비는 5.6km/kWh로, 공인치 5.4km/kWh를 소폭 상회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효율성은 뛰어나다. 복합 전비는 5.4km/kWh다. 시승간 클러스터를 통해 확인한 실 전비는 5.6km/kWh로, 공인치를 소폭 상회했다. 제원상 주행거리는 경쟁 모델 대비 짧아 보여도, 실 주행 거리는 그 이상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렉서스 측 항변에 수긍이 간다.

하이브리드 대명사로 통했던 일본 대표 브랜드가 늦었지만, 결국엔 전기차를 내놨다. 그리고 그 상품성은 기대 이상이다. 친환경차 시장에선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모든 브랜드가 피할 수 없는 새로운 시대를 마주한 상황에서, RZ같은 우수한 차량이 계속 나와, 자극과 영감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RZ 후면부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RZ 후면부 모습. 날렵한 디자인의 차체는 저중심 특성과 잘 어울린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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