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성장했지만, 맥주·와인 부진에 위기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2분기 주류 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회사 측은 하반기 맥주와 주류 RTD(Ready to Drink) 신제품 출시를 통해 반등을 계획 중이다.
3일 롯데칠성음료 IR 자료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매출액은 79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주류 부문의 수익 부진이 두드러졌다. 별도 기준 올해 2분기 주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1982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이 75.8% 급감하면서 단 23억 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친 탓이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5% 감소한 198억 원으로 집계된다. 상반기 매출은 6.1% 증가한 4059억 원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현재 주류 산업이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소비가 둔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리오프닝과 함께 소비형태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카테고리별 실적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인과 수제맥주 매출이 감소하고, 하이볼 수요가 증가한 게 대표적이다.
실제 코로나19와 함께 성장세를 이어왔던 맥주와 와인 카테고리 부진은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실적 감소 원인이 됐다. 2분기 기준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7%(-58억 원) 줄어든 208억 원, 와인은 18.3%(-44억 원) 감소한 194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 역시 맥주 397억 원, 와인 431억 원으로 각각 20.6%, 16.8% 역성장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가정 시장 판매 감소 등에 의해 맥주와 와인의 매출이 감소했다”며 “주정, 맥아와 같은 원재료비와 사업 경비의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 역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소주와 청주, RTD 카테고리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소주 매출은 28.4% 증가한 857억 원, 청주 카테고리 매출은 7.2% 늘어난 194억 원, RTD 매출은 102.5% 성장한 3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2분기에 출시한 청주 ‘별빛청하’, 3분기에 출시한 소주 ‘처음처럼 새로’가 올해 상반기까지의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새로의 상반기 누적 매출은 약 600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 새로의 시장점유율은 8.1%로 2022년 4분기 3.3%, 2023년 1분기 6.6%에 이어 지속 증가세다.
회사 측은 하반기에도 새로를 중심으로 소주 시장 전략을 설정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엔 처음처럼 새로 640ml PET제품 출시와 신규 캠페인 실시 등을 통해 처음처럼 새로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한 바 있다. 하반기엔 새로의 세계관을 확대하고 출시 1주년을 기념하는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소주 성장세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하반기 실적 개선의 핵심 열쇠는 맥주 사업이 쥐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의 ‘카스’,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켈리’가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존재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하반기 기존의 클라우드 오리지널,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와는 다른 시원, 청량 콘셉트의 맥주 신제품을 4분기 선보일 예정이다. 주점과 식당 등 유흥 채널을 중심으로 대중적인 수요를 공략할 방침이다. 출시 시기는 경쟁이 치열한 여름 성수기를 피해 전략적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새로에 더해 맥주 신제품 출시에 따른 비용 부담과 치열한 시장 경쟁 등으로 단기간 내 주류 부문 실적 개선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소주 시장 점유율이 21%까지 증가했으나 치열한 산업 내 경쟁 강도로 각종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4분기에도 맥주 신제품 론칭이 계획돼 있어 주류 영업이익 턴어라운드는 단기간 내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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