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고질별인 송출 수수료 해결이 우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홈쇼핑업계가 본격적으로 FW(가을·겨울)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모델을 변경하거나 콜라보를 진행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며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롯데홈쇼핑은 대표 모델을 변경하고 신규 브랜드를 2배 확대하며 가을 신상품을 공개했다. 모던 캐주얼 브랜드 '로던'은 배우 김수현을, 'LBL'은 배우 송지효를, 디자이너 브랜드 '폴앤조'는 패션 모델 여연희를 신규 모델로 발탁했다.
아울러 몽골 캐시미어 브랜드 '고요' 등 신규 단독 브랜드 론칭이 예년보다 2배 이상 확대하면서 이번 시즌 총 13개 브랜드를 운영, 상품 수가 2배 이상 늘었다.
GS샵도 모르간과 쏘울, 아뜰리에 마졸리 등 단독 전개 중인 패션 브랜드의 가을 상품을 론칭했다. 올해 GS샵의 가을 패션 키워드는 '기후'로, 무더워진 기후 변화에 맞춰 이번 FW에는 가볍게 착용하면서 가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공개했다.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소매 기장이 반팔로 디자인된 가을 니트 '모르간 스퀘어넥 니트'와 가을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팔을 드러내 단독으로도, 베스트로도 착용 가능한 김재현 디자이너의 '아뜰리에 마졸리 울블렌드 어텀 니트 탑' 등이 있다.
CJ온스타일은 컬래버레이션에 집중했다. CJ온스타일 셀렙샵 에디션은 워너브라더스 창사 100주년을 기념해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협업, 미국의 시트콤 '프렌즈'의 IP를 활용한 컬렉션을 론칭한다. 시트콤 속 주인공들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스트라이프 카디, 프린팅 티셔츠, 멜빵바지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이처럼 홈쇼핑업계가 FW 패션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이유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업계가 자사만의 FW 패션 전략을 앞세워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꾀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당분간 FW 패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홈쇼핑업계의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일각에선 송출 수수료 부담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기에 FW 패션의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해서 실적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개 홈쇼핑사가 지불한 송출 수수료의 총합은 1조9065억 원으로,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이 무려 65.7%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올해 2분기 홈쇼핑업계의 실적은 부진했다. 롯데홈쇼핑은 2023년 2분기 매출 2310억 원, 영업이익 2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5.2%, 영업이익은 92.8%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GS샵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12.5%, 15% 하락한 2863억 원과 273억 원이다. CJ온스타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출은 34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영업이익은 187억 원으로 4.2% 떨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 송출 수수료 부담은 줄지 않기에 실적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FW 패션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해서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고질병인 송출 수수료 해결이 먼저"라고 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