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력 양성에도 당분간 ‘인력난’ 심화될 전망
한정된 인력풀에서 ‘인재’ 어떻게 영입할지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정작 개발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해 업계가 비상이다. 이에 회사 간 인재 확보를 위한 쟁탈전까지 벌어지는 상황. 정부가 오는 2027년까지 AI 고급 인력 20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당장 현장에 투입할 인력이 없어 업계의 인력난은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제4차 신기술 인력수급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선 AI·빅데이터·클라우드·나노 등 주요 신기술분야에 대한 인력수급 전망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고용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7년까지 AI 분야에는 1만2800명, 클라우드 분야는 1만8800명, 빅데이터 분야는 1만9600명, 나노 분야는 84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 △교육 △광고 △보안 △예술 등 다양한 부문에서 AI가 활용되는 만큼 인력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 여기에 해외로의 인재 유출까지 더해진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이에 정부는 초거대AI 전문 인재 양성 및 전 국민 활용 역량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우선 오는 2024년부터 산학 협력 프로젝트 및 해외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초거대AI 연구개발, 활용 역량을 갖춘 중‧고급 인재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SW중심대학, AI대학원 등과 연계해 초거대AI 네이티브, 초거대 AI 브레인 등을 지원한다. 전공자 및 중‧고급 교육과정에서 코드 분석, 에러 검출·정정 등 SW개발 도구로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AI 활용 교육도 실시한다.
고용부에서는 구직자 등을 대상으로 MS 등 초거대AI 선도기업들이 설계‧운영하는 초거대AI 프로젝트 중심 실무인재 양성과정 발굴‧확대를 진행 중에 있다. 아울러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전국 1000여 개 디지털배움터를 통해 챗GPT 소개 및 활용방법 등을 가르치는 ’단계별 초거대AI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장 현장에 투입할 인력조차 부족한 상황에 정부의 인력 양성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인력난에 시달리다 보니 타사의 인력을 빼낸 사례도 확인된다. 지난 6월 네이버클라우드가 SK텔레콤을 상대로 ‘자사 AI 인력을 빼가지 말라’는 경고성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이 네이버 인력 영입을 포기하며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한정된 인력풀 안에서 어떻게 인재를 찾아야 할지가 업계의 숙제로 남았다.
AI 업계의 인력난은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AI 엔지니어 부족 현상이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맥킨지의 최신 기술 동향 보고서에도 AI 성장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은 AI를 지속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적절한 기술과 역량을 갖춘 인재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맥킨지 보고서는 “AI 기술 트렌드와 관련된 350만 건의 채용 공고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의 공고에서 지원자 상당수가 실무 관련 요구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 부족한 관련 인력을 충원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맥킨지는 “기업은 외부 파이프라인에 의존하기보다는 기존 직원들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습, 재교육 할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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