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지급보증금액 재조정 최종권한 그룹장에 위임
캄보디아·태국 현지법인, 지급보증액 수백억 리밸런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KB국민카드가 최근 해외법인들에 대한 투자규모를 재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글로벌사업그룹장 전결로 KB대한특수은행(KB Daehan Specialized Bank, 이하 KDSB)과 KB제이캐피탈(KB J Capital) 등 2개 해외법인에 대한 지급보증액 규모를 대폭 조정했다.
앞서 국민카드 이사회는 지난 5월 16일 KDSB 지급보증액 규모를 기존보다 300억 원 감액을, KB제이캐피탈에 대해서는 350억 원 증액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종 지급보증액 규모에 대해서는 글로벌사업그룹장에게 위임한 바 있다.
글로벌사업그룹은 사업영역 확장과 함께 글로벌 영업자산과 실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초 신설됐다. 이에 따라 이번 지급보증액 규모 리밸런싱(비중 재조정)이 글로벌사업그룹장을 통해 최종 결정이 이뤄졌는데 캄보디아, 태국 등 현지법인의 영업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DSB에 대한 지급보증액 최종 감액규모는 563억 원으로, 이번 감액에 따라 지급보증을 포함한 누적 투자금액은 기존 2612억 원에서 2349억 원으로 감소하게 됐다.
반면, KB제이캐피탈의 경우 이사회 의결 당시(350억 원)보다 400억 원 늘어난 750억 원으로 지급보증액이 대폭 증액되면서 누적 투자금액은 2657억 원에서 3057억 원으로 늘어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급보증액 리밸런싱(재조정)과 관련해 캄보디아 현지법인 KDSB가 현지시장 진출을 넘어 안착 단계에 들어갔다는 판단에 따라 KB제이캐피탈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KDSB 감액금액보다 더 큰 금액이 KB제이캐피탈 지급보증액으로 설정되기도 했다.
더 나아가 국가별 해외사업 재편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현재 단계에선 법인별 상황에 맞춘 유동적 리밸런싱 정도로 읽힌다.
실제 지난 13일 아이파이낸스리싱(i-Finance Leasing, 이하 iFL)에 대해 200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한도 계약을 체결했는데, iFL은 지난해 12월 26일 지분 취득을 통해 KB국민카드 자회사로 편입된 캄보디아 현지 리스사다. 앞서 2018년 초부터 캄보디아 현지에서 활약해온 KDSB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안착을 위한 투입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태국 현지법인인 KB제이캐피탈의 경우 올 2분기 순이익이 직전분기 대비 하락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KDSB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22억 1700만 원으로 전분기(18억 8500만 원) 대비 늘었지만, KB제이캐피탈의 경우 올 1분기 9억 원에서 2분기 1억 2800만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처럼 해외법인들의 엇갈린 2분기 실적을 비롯해 영업환경, 국가 상황 등이 글로벌사업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의결 당시보다 리밸런싱 규모를 대폭 확대한 배경으로 꼽힌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각 현지시장의 경기 변화에 따라 국가별 지급보증한도를 유연하게 조정함으로써 조달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면서 “지속적인 글로벌 영업력 강화를 통해 KB국민카드의 신성장 동력과 수익원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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