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장관이 내정됐습니다.

정가에서는 줄곧 민주당 역시 비대위가 출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는데요. 사법 리스크로 인해 불안정한 이재명 대표의 거취와 당 내 친명과 비명 간 내홍을 잠식시키기 위해 비대위를 출범해 선거를 치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두관 의원과 이해찬 전 대표를 꼽았죠.

과연 민주당은 비대위를 출범시킬까요? <시사오늘>은 20일 민주당 관계자들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총선까지 지휘할 것”이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당내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겁니다. 오히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민주당은 방탄프레임에서 자유로워졌으며 검찰 측에서도 마땅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논리죠.

다만 비명계의 신당 창당 이슈를 변수로 꼽았습니다. 당 입장에서는 격해진 계파 간극을 줄이기 위해 통합이 필요한데, ‘원칙과상식’으로 대두되는 비명계 의원들이 비대위 출범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통합을 위해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더라도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의견입니다.

그럼에도 설령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이 대표가 의사결정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였습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총선까지 지휘한 후 내려올 것이라는 의견이 파다하다”며 “상황에 따라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이재명 대표가 의사결정권을 여전히 쥐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전문가는 현재로선 관망세라는 평을 내렸습니다. 

민주당의 비대위 출범 여부는 내부가 아닌, 당 밖의 요소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우선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여부가 관건입니다.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비명계 의원들이 신당으로 옮겨갈 수도 있어 당의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현 체제에 힘을 모아주자는 여론이 형성돼 비대위의 출범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평인데요. 나아가 비대위를 꾸리기 위해서는 시간과 인물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모두 마땅치 않다는 점 역시 현 체제가 굳건해지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죠. 

다만 현재 이재명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음으로 여당이 누구를 비대위원장으로 인선할지 여부입니다. 

현재로서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정치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에 따라 민주당 역시 변화를 택하기 보다는 체제 유지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반면 혁신적인 인물이 나타난다면 민주당 역시 그에 따라 비대위를 출범시킬 수 있습니다. 여당이 혁신을 시작하면 야당도 변화를 촉구해 정치권에 혁신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전예현 평론가는 “민주당 비대위 출범에 대해선 관망세로 보인다”며 “혁신 경쟁은 당이 위기에 몰렸을때 바람이 부는 것”이라고 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