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공매도 전산화해야” vs 금융당국 “현실적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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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공매도 전산화해야” vs 금융당국 “현실적으로 어렵다”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12.28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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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지난 27일 공매도 전산화 토론회 개최…개인·기관 관계자 등 참석
개인 “당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 이젠 도입해야…전산화 시스템은 이미 존재”
당국 “현실적인 문제 존재…유동성 차이·독점·개입 불가피·강제하기 어려움 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한국거래소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박순혁 작가가 공매도 전산화 토론회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박순혁 작가가 공매도 전산화 토론회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전산화해야 한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1월 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 기간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방안이 나오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한국거래소는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 박순혁 작가,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등 개인 패널을 비롯해 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개인 패널들은 공매도 전산화를 요구하며, 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력히 주장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정의정 대표는 “금융위원회는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는 이유로 ‘불가능’을 주장하고 있다. 거액의 비용이 문제라면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터리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는 “개인이 공매도 주문을 낼 시, 이 주문이 차입인지 아닌지를 걸러내는 시스템인 '트루웹'은 이미 출시된 지 오래다. 주식 대차거래계약을 메신저나 이메일 등으로 하는 것이 아닌 전산화 방식으로 기록하는 게 바로 트루웹”이라며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국내 소수 증권사들만 이 서비스에 가입돼 있다는 것이다. 현재 트루웹 서비스에 가입돼 있는 대표 증권사는 하나증권이며,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이 트루웹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면 당장 문제는 쉽게 해결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금융당국의 생각은 달랐다. 공매도를 전산화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선을 그은 것. 송기명 한국거래소 부장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은 분업화 등으로 정보를 파악하기가 어려워 사실상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송 부장은 “공매도 해당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투자자의 계좌잔고와 대차잔고, 계좌에 표시되지는 않지만 매도할 수 있는 권한 등 총 세 가지 사항에 대한 내용 정리와 함께 결제 이전에 당일 매매 후 이틀 뒤 받을 주식에 대한 정보까지도 계좌정보에 반영돼야 한다”며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모두 달라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잔고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차거래 시스템 도입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종목별 유동성 차이 △독점 우려 △사람의 개입 불가피 △강제하기 어려움 등의 의견을 냈다.

송 부장은 “비교적 유동성이 좋은 우량주는 비교적 싼 값에 빌릴 수 있는 반면,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형주는 비싼 값을 주고 빌려와야 하고, 만약 자동화 거래 시스템을 들여올 경우 모든 증권사가 동일한 플랫폼을 써야 해 독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차거래 플랫폼을 도입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사람의 개입이 불가피하다. 대차거래 종목의 업로드나 차입의 의사표시, 대여의 의사표시 등 행위는 여전히 사람이 수작업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외국인의 경우 ‘에퀴랜드’라는 해외 민간서비스를 사용하는데, 트루웹 등 국내 플랫폼 사용을 강제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부장은 “1단계 전산화 방안으로 공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자 본인이 잔고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의무화한 뒤 증권사가 이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자산운용·가상자산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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