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됐지만…PF사업장 실사 변수
스크롤 이동 상태바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됐지만…PF사업장 실사 변수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1.12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장 옥석가리기·추가자구안 줄다리기 이어질 듯
부실규모 따라 TY홀딩스·SBS지분 담보 이행할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태영건설 본사@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태영그룹 본사. ⓒ연합뉴스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됨에 따라 태영건설은 오는 4월11일까지 채권단으로부터 모든 금융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예받게 됐다. 하지만 부채상환 유예를 통해 시간을 벌었을뿐 경영 정상화까지는 많은 고비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구책 이행 문제로 이미 한차례 힘겨루기를 벌인 태영건설과 채권단은 향후 워크아웃 논의가 진행될 4개월 동안에도 줄다리기를 벌여야 할 판이다.

특히 PF사업장 실사 결과가 주요 변수다. 각 사업장마다 채권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TY홀딩스와 SBS지분 담보 등 추가 자구책이 요구될 수 있어서다.

PF사업장은 태영건설의 부실채무를 키운 뿌리이기 때문에 향후 워크아웃 과정에서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당초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발단도 PF사업장에서 나왔다. 지난달 18일 서울시 성수동 오피스2 개발현장의 PF보증 만기가 10일만 연장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고 이후 같은달 28일 대주단이 만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워크아웃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PF사업장중 사업 완수가 불가피하거나 사업성이 낮아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최소 18곳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현재 전체 PF사업장 60곳중 브릿지론에 머물고 있는 사업장이다. 브릿지론은 착공 등 사업을 시행할 때 조달하는 본PF 이전 단계로 토지 구매 및 사업 시행 준비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다. 지금과 같이 착공 자체가 쉽지 않은 여건에서 브릿지론 단계의 공사장은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

사업장의 옥석가리기 과정에서 채권단내 이해관계자별로 입장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사업 중단시 주로 후순위 채권자들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제1금융권뿐아니라 제2금융권, 증권사, 보험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들로 구성되는데 이들은 선순위 채권자와 후순위 채권자로 변제 순위가 정해져 있다. 전체 채권 가운데 금융지주를 가진 기관의 몫은 33%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 결과 드러나는 부실 규모도 워크아웃 향방을 결정질 전망이다.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사업장들을 실사해 워크아웃으로 다룰 채무 규모를 파악하는데 태영건설이 실제 위험하다고 보는 PF우발채무 2조5000억여원보다 더 커지면 정상화 여부에 대한 채권단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채권단은 태영을 향해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부실이 드러나면 워크아웃 절차를 멈추겠다고 여러차례 경고한 상황이다.

TY홀딩스와 SBS 지분을 담보로 내놔야 하는지가 이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은 지난 9일 추가 담보제공을 약속하며 ‘기존 자구안으로 부족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TY홀딩스는 “워크아웃 기간인 4월초까지 기존 자구책으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추가 부실 규모와 건설경기 등 대외변수에 관한 채권단의 평가와 태영건설의 유동성 위기 해소 여부에 따라 추가 자구책이 결정될 전망이다.

돌발변수로 떠오른 태영건설의 임금체불 이슈도 워크아웃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태영건설은 서울시 상도동 청년주택 공사현장에서 협력사 근로자 임금을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로 지급해 논란이 일었다. 외담대 지급 논란을 계기로 태영건설 사업장에 참여한 협력업체가 자금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와관련 고용노동부는 지난 11일 태영건설이 시공하는 건설현장 105곳을 전수조사해 협력업체 근로자의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TY홀딩스 측도 “외주비와 노무비를 비롯한 상거래는 반드시 변제할 것이기 때문에 노무비를 최우선 변제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