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언어 통역 가능하지만 ‘영어’ 시연만 선보인 점은 다소 아쉬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의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구매에 앞서 기기의 성능을 체험하기 위한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대부분이 ‘실시간 통역’이 과연 어디까지 가능한지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통화를 통한 실시간 통역 외에도 온디바이스 AI로 외국인과 마주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마침 운 좋게도 기자는 영어·일본어·중국어까지 3개 국어로 실시간 통역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또박또박 천천히 원하는 바를 전달하는 경우 답변을 듣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다. 중간중간 엉뚱한 번역문이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재차 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비교적 명확하게 얻을 수 있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을 방문할 때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는 꽤 훌륭하다는 판단이다.
화제의 갤럭시 S24 ‘실시간 통역’…시연은 영어만
19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갤럭시 S24 시리즈의 사전예약 개시와 함께 삼성 스토어에서 직접 기기 성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작에 비해 더욱 향상된 야간 촬영 기능인 나이토그래피를 비롯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진 편집 기능 그리고 삼성전자가 AI 스마트폰으로서 S24의 핵심 기능으로 내세운 ‘실시간 통역’까지 크게 3가지 영역을 체험할 수 있다.
삼성 스토어 홍대점을 방문한 기자는 중앙에 놓인, 내부가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전화 부스 두 대를 발견했다. 갤럭시 S24에서 지원하는 실시간 통역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갤럭시 S24를 통해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언어는 총 13개지만 부스에서는 영국 국적의 외국인을 섭외해 영어만 지원하고 있었다.
영어가 세계적 공용어라고는 하지만 좀 더 다양한 언어를 체험해볼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영어편’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가이드 찾기
통화를 통한 실시간 통역 체험에 앞서 S24 자체 통역 기능을 이용한 간단한 스몰 토크를 주고받았다. 직원의 이름과 출신, 런던에서 꼭 봐야 할 관광 명소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BBC의 드라마 셜록을 재밌게 봤다는 말에 그 역시 나도 셜록을 좋아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짧은 대화 후 통화 부스로 안내받았다. 부스 안에서는 통화 가능한 스마트폰과 공항, 호텔, 쇼핑 등 원하는 상황에 맞는 스크립트를 고를 수 있다. 대화의 영역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스크립트 대로 상황극을 연출하며 실시간 통역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체험할 수 있다.
이날 안내를 맡은 관계자는 “정해진 스크립트가 없는 경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상황별 대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신 “대사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추가적인 질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영국 런던을 목적지로, 히스로 공항에 방문한 여행객이라는 설정으로 통화를 이어 나갔다.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는데 가이드를 만나기 위해서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묻자 런던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말과 함께 “wait on the side of date”(날짜 옆에서 기다리라)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아마도 gate(출구)를 잘못 인식한 듯했다. 다시 질문하자 가이드가 8번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질문과 답이 돌아오는 간격이 대략 2~3초다. 빠른 템포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추가적으로 공항에서 짐을 분실했다는 질문을 던지자 어디에서, 어떻게 하면 짐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려준다. 온디바이스 AI의 번역 수준이 상당한 지점까지 올라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인 고객 등장…‘영어’와 ‘중국어’ 실시간 통역은?
서울 홍대 인근은 유동인구가 많고 여행객들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갤럭시 S24의 ‘실시간 통역’을 체험하기 위해 한 중국인 모녀가 삼성 스토어 홍대점을 방문했다.
외국어 간에도 갤럭시 S24의 실시간 통역이 제 기능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통화 내용을 통역해 텍스트로 띄워주는 중앙의 디스플레이 화면에 대화 내역이 뜨기 시작했다.
자신을 사라라고 소개한 중국인 A씨는 “방금 전 승객인데 당신의 차에 지갑을 두고 내린 것 같다”며 말을 꺼냈다.
직원은 “걱정 말라. 찾아보겠다”고 답해 왔다. 영문 스크립트상으로 미뤄볼 때 의사소통에 전혀 어려움이 없는 매끄러운 대화가 이어졌다.
이후 체험을 마치고 나가는 중국인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화를 부탁했다. 짤막한 영어 실력으로 질문 좀 해도 되냐고 묻자 A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기자는 갤럭시 S24의 통역 기능에 전적으로 의지해 말을 걸었다.
방금 갤럭시 S24의 실시간 통역 체험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었냐고 묻자 갤럭시 S24가 음성을 인식한 후 중국어 텍스트로 번역을 마쳤다.
텍스트를 확인한 A씨가 답한 내용이 한글로 번역돼 “대부분 이해는 하는데 일부는 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텍스트가 화면에 입력됐다. 온디바이스 AI임에도 솔직히 말해 기대 이상인 통번역 실력을 보여 줬다.
일본어 실시간 통역 수준도 나쁘지 않았다. 웹상에서 사용하는 번역기 못지않은 데다, 음성 인식도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기자가 보기에 여행 보조 수단으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다만, 비즈니스 수준의 통역을 기대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 또 어디까지나 3개 국어 모두 표준어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국가별 지역 사투리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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