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경제지주회사 통합 실현될지 주목
지역 농협경제·상호금융 경쟁력 강화 공약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당선인의 취임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농협중앙회와 경제지주 통합, 농협경제 및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강 당선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강 당선인은 오는 3월11일 취임식 이후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한다. 현재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퇴임식이 같은달 6일로 앞당겨지면서다. 당초 3월21일 정기총회 이후 강 당선인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이날 진행된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 이같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로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전국 206만명의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는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는 만큼 영향력이 막강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 자산 규모는 약 145조원에 달하며 계열사도 32개나 보유하고 있다.
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은 지난달 25일 서울시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최종 당선됐다. 임기에 앞서 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의 퇴임식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농협중앙회와 경제지주회사의 통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경제지주회사가 농축협과 조합원 지원에 집중해야 하는데 오히려 수익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또 중앙회와 경제지주가 분리된 탓에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12년 신용과 경제를 분리하는 이른바 ‘신경분리’를 단행했다. 이에 농협은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에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계열사가 포함돼 있고 농협경제지주는 유통, 제조, 식품과 같은 비금융 계열사를 관리한다. 강 당선인은 취임 후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통합을 1순위 과제로 삼고 세부적인 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앙회 지배구조 개편은 농협법 개정이 필요하고 비용 또한 많이 든다. 강 당선인은 향후 ‘1중앙회 1지주’ 개편을 위해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고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무이자 자금 20조원을 조성해 지역 농협경제와 상호금융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역 농·축협당 200억~500억원 무이자 자금을 지원해 유통, 판매 등 인프라를 확실하게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농협중앙회 아래에 있던 상호금융을 분리해 지역 농·축협을 활성화하고 수익 창출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또한 상호금융부를 독립화·법인화하고 ICT기술을 접목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1금융권과 같은 업무처리 방식 도입도 추진한다.
한편, 5선 조합장인 강 당선인은 1987년 율곡농협에 입사했으며 농협경제지주 이사, 상호금융 소이사회 이사, 농민신문사 이사 등을 지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농협중앙회 이사를 맡기도 했다.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쳤다.
올해 1월 치뤄진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7년 만에 치러진 직선제로, 전국 조합장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남 후보였던 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이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것도 남다른 의미를 안겼다. 전통적으로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영남 후보가 강세를 보여왔으나 23대, 24대 선거에서는 영남 후보가 연이어 낙선했다. 이에 강 조합장의 당선은 농협중앙회장 자리의 영남 탈환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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