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는 ‘한미그룹’…경영권 놓고 ‘표싸움’ 벌일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둔 제약업계의 수장들이 일제히 연임에 성공할 전망이다. 역대 최고 수준의 경영 성적표를 등에 업은 결과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종근당·동아쏘시오홀딩스·일동제약·GC녹십자·SK바이오사이언스 등 제약사들의 대표이사 임기가 이달께 끝날 예정이다. 이들의 향후 거취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가운데, 뚜렷한 성과를 인정받은 이들은 자리를 지키게 됐다.
먼저 오는 15일 유한양행은 정기 주총에서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조 사장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이자 국산 31호 신약인 ‘렉라자’를 보험급여에 포함시키며 미래 수입원을 확보했다.
조 사장은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병원지점장 이사, 전문의역품 영업·마케팅 상무, 경영관리 본부장 등을 거친 정통 ‘유한양행맨’이다. 2021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연임이 결정되면 유한양행을 3년 더 이끌게 된다.
약 10년간 종근당을 이끈 김영주 사장은 이달 28일 정기 주총에서 재선임된다. 이로써 김 사장은 2015년 처음 지휘봉을 잡은 후 4연임에 달성하게 됐다. 김 사장은 지난 2019년 종근당을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진입시켰다. 지난해엔 매출 1조6694억 원, 영업이익 2466억 원을 돌파하며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단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1조73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성과가 컸다. 김 사장의 연임이 확실시 되는 배경이다. 지난해 11월 종근당은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로 약 1조7302억 원 규모에 이른다.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 역시 연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이달 28일 주총에서 정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 이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부사장이었던 그는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하며 자질을 인정받았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도 3연임 기록을 쓸 전망이다. 2018년 회사가 출범할 때부터 함께한 안 사장은 코로나 시기 국산 1호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했다. 2021년 3월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최근 적자에 몸살을 앓았으나 대규모 투자로 2026년엔 ‘턴어라운드’ 하겠다고 선언한 바, 회사는 다시 그에게 운전대를 맡길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다. 올해 주총에서 업계가 주목하는 ‘관전포인트’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OCI 통합’을 두고 가족 간 분쟁이 진행 중이다.
앞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장남 임종윤 대표와 차남 종훈 대표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형제는 주주제안을 통해 본인들을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자회사 한미약품 대표로, 임종훈 사장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올라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제안한 안건은 주총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이들을 이사회에 포함할지는 주총에서 ‘표대결’로 결정된다. 현재 두 형제와 그 배우자, 자녀 모두 합친 지분은 28.4%다.
이번 통합에 따라 한미그룹의 인사가 부광약품 이사회에 합류하는 풍경도 볼 수 있다. 부광약품은 오는 22일 주총에서 한미그룹 계열사 ‘온라인팜’의 우기석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OCI는 부광약품의 최대주주다.
한편, 이달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잇달아 열린다. 1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등이 스타트를 끊는다. 28일은 ‘슈퍼주총데이’로, 종근당·대웅제약·동아쏘시오홀딩스·GC녹십자 등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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