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루 한 명꼴 퇴사’ 아모레퍼시픽…직원들 떠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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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루 한 명꼴 퇴사’ 아모레퍼시픽…직원들 떠나는 이유는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3.1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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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월, 석 달 새 235명 이탈 포함 지난해 연간 336명 회사 떠나
아모레 측 “실적 악화로 인한 자연감소, 전사 차원 희망퇴직 없어”
LG생건은 2019년부터 직원수 4500~4400명대 꾸준히 유지 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직원 수가 지난해 300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실적이 악화일로에 빠지자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늘고, 채용은 줄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LG생활건강은 1년간 직원수 변동이 거의 없어 더욱 눈길을 끈다.

1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23년 아모레퍼시픽의 등기임원을 제외한 정규직 직원 수는 4494명으로 전년(4830명)에 비해 약 7% 감소했다. 한 해 동안 336명이 보따리를 싼 것이다. 

특히 3분기에 ‘급감’했다. 6월 말 4744명에서 9월 말 4509명으로 석 달 새 235명이 빠져나갔다.

계약직은 늘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기간제 근로자는 288명으로, 279명이던 전년에 비해 약 3% 늘었다. 직원 수 감소뿐 아니라 채용의 질 또한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인력 감소는 비단 1년 동안만의 변화는 아니다. 코로나19 감염증 사태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직원 감축을 계속 단행해 왔다. 불황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중국시장 부진 등으로 실적이 나빠진 탓이다. 2020~2023년 4년간 직원 수 변화를 보면, 2020년 5830명에서 2021년 5408명, 2022년 5109명, 2023년 4782명으로 줄었다. 2019년 606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 이후 1300명 규모에 육박하는 직원들이 떠난 셈이다. 

2024 상반기 아모레퍼시픽 신입사원 채용에 지원한 취업준비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소설닷컴 화면 캡처

인력 보충은 되레 대폭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수시채용’을 택하고 있다. 올해 1월까지 진행됐던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때도 모집부문은 7개였으나 채용 인원은 한 자릿수였다.

이에 화장품업계 취업준비생들의 한숨 또한 짙어지고 있다. 한 취업 관련 커뮤니티의 ‘아모레퍼시픽 채팅방’에서는 “서합(서류합격) 하신 분 있냐, 이 정도면 채용 취소인가”, “한숨..”, “한 자릿수만 뽑아도 간절히 가고 싶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아모레퍼시픽의 퇴사자라 밝힌 한 누리꾼은 “실적이 안 좋아 직원 복지 혜택도 줄이는 추세”라면서 “점점 더 바늘구멍이 돼 가고 있는데 계속 입사지원을 도전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보길 바란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 수 감소와 관련해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며 “경영 성과가 안 좋아 채용이 크게 없었던 와중에 이직, 명예퇴직 등으로 자연감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엔 방문판매 조직 등 특정사업부에서 유례없는 희망퇴직을 진행해 직원 수 변동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이후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은 없었다”면서 “3분기에 직원 수가 급감한 것 역시 특정 사업부의 조직 개편에 따른 결과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반면,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의 경우에는 코로나 이후에도 비교적 직원 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2019년 총 직원 수 4567명에서 코로나가 성행하던 이듬해에 4638명으로 71명 증가했다. 2021년엔 다시 4469명으로 다소 내려앉았지만 2022년에도 4469명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해엔 6월 말 기준 4461명이었다. 

LG생활건강 측은 “아직 연간 사업 보고서가 나오기 전이지만 지난해에도 직원 수 변동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화장품부문 외에도 생활용품이나 식품 등 다른 주력 수입원이 있어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며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화장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에 화장품시장 불황에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3개월간 200명 이상 직원이 떠난 것은 큰 숫자”라며 “자연감소가 이유일 것으로 추측되나 이니스프리 등 로드숍을 많이 정리한 것 또한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조6740억 원, 영업이익은 10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49.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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