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김용태 청년정치인들이 자제할 일 [金亨錫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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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김용태 청년정치인들이 자제할 일 [金亨錫 시론]
  • 김형석 논설위원
  • 승인 2024.04.21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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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통해 스타로 떠오른 청년 당선인들”
“민주 텃밭 도봉구서 16년 만에 보수당 후보 당선”
“여당 내 쓴소리 자처, 김건희 특검 필요 주장도”
“지역구 승리가 당내 승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형석 논설위원]

ⓒ 뉴시스
22대 총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김재섭(서울 도봉갑)·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뉴시스

김재섭, 김용태 두 청년은 중앙 정치무대에서는 아직 ‘큰 정치인’이 아니다. TV 프로그램에 패널로 가끔 출연하거나 ‘천아용인’ 등 몇몇 기사를 통해 조금 알려진 정도다. 일반에게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건 이번에 국민의힘 후보로 당선되고 나서부터다.

야당 텃밭인 서울 도봉구에서 당선된 김재섭은 당 대표 물망에까지 올랐지만 냉정하게 얘기해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등급을 매기자면 여전히 ‘초보 정치인’이다.

‘재섭이 형’ 전략으로 야당지역 접수

뚝심과 근면이 김재섭의 트레이드 마크로 굳어지기 시작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020년 청년정당 ‘같이오름’을 창당하며 정치에 입문해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도봉갑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번에 안귀령 민주당 후보와 대결해 당선됐다. 도봉갑에서 보수당 의원이 탄생한 건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정권 심판 여론이 거셌던 이번에 진보 텃밭에서 여당 후보로 당선됐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행보가 뒤늦게 언론에 많이 오르내리고도 있다. 지역구 특성을 철저히 분석, 맞춤형 공약을 내세워 승리한 사례다.

‘도낳스(도봉구가 낳은 스타)’ ‘재섭이 형’ 등으로 불린다. SNS를 통해 투표권이 없는 초·중·고교생들과 우선 소통했다. 아이들에게 “학교에 잔디를 깔아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김 당선인 유세차가 학교 앞을 지나갈 때면 아이들이 “재섭이 형이다”라며 달려왔단다 김 당선인은 "형이 당선되면 잔디 깔아줄 테니 부모님께 잘 말씀 드려줘"라고 답했다. 이제까지 볼 수 없던 꽤 현명한 전략이다. 주변에서는 아이들이 끌고 온 표가 꽤 많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선거를 치르며 쌍문 1·3동과 창동을 누빈 거리가 모두 650km, 제대로 발로 뛴 결과다. 4대째 도봉구에 살고 있는 ‘토박이’ 전략도 주효, 지역 사정에 어두운 안귀령 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다. 요약하면 뚝심 있게 발로 뛰어서 당선된 청년이다. 그런저런 이유로, 당내에서 이 초선의원이 될 당선인에게 벌써부터 당대표 하라고 부추기고도 있다.

“용태야, 적당히 해라!”

김용태 씨(34·경기 포천·가평)는 국민의힘 최연소 당선인이다. 지난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친이준석계로 당 지도부에 도전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한 명이다. 탈당하지 않고 이번에 5자 경선을 뚫고 공천을 받았다. 당선 후 대구·경북 의원들에게 인사 전화를 하니 “용태야, 전처럼 그러지 말고 적당히 해라”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신문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바로 그것이 김재섭과 김용태 두 청년 정치인이 당내에서 넘어야 할 큰 벽이다. 기득권 세력과 맞서 싸우면서도 그들을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게 개혁의 어려움이다. 그래도 김 당선인은 여당 내에서 ‘쓴소리’ 하겠단다. 선배 의원들에게 다시 질책을 들을 각오가 돼있는 모양이다.

대통령실이 특히 주목해야 할 김 당선인의 전언. 포천·가평은 전통적인 여당우세 지역인데도 ‘윤석열 정부가 잘해서 주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싫어서 표를 주는 것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대통령이 더욱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도 많이 하더란다. 대부분 대선과 지방선거 때 윤석열 후보, 윤 정부를 지지했던 분들인데 2년 사이에 많이 바뀌었다고 김 당선인은 말했다.

김재섭, 김용태 두 청년 정치인은 ‘까칠해서’ 보수당인 국민의힘 내 원로들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비친다.

청년 정치인들의 개혁 과제

야당이 22대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김용태 당선인은 “악법이고 여당에 불리한 측면도 있지만 국민적 의혹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여당이 답을 미리 정해놓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재섭 당선인도 비슷한 견해를 밝힌다. 특검법을 요구하는 국민 요청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제, 다만 김 여사의 사인 시절에 있었던 일에 대해 특검하는 건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사 결과를 매일 브리핑하는 등 독소조항은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청년 정치인과 대통령실 충돌이 불가피한 지점이다.

이번 총선에서 생환한 중진급 의원들이 대부분 당대표직에 대해 아직 ‘관망’ 자세를 취하는 중이다. 당 형편이 좋을 때라면 서로 하겠다고 나설 사람들이다. 새 대표는 거야와 대통령실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다. 

자연스럽게 김재섭과 김용태 쪽으로 시선이 쏠리는 중이다. 2030 세대를 지지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쇄신 인사가 필요하다는 명분도 내세우며 주로 김재섭을 ‘꼬드기고’ 있다. 또 윤 대통령과 깊은 관계가 없는 김재섭이 당정 관계를 새롭게 만들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섣불리 나섰다간 당내 원로들에게 되잡히기 십상일 거다. 개혁을 위한 쓴소리를 내더라도 당분간 ‘자기 정치를 위한’ 소리는 하지 말아야 하며 그러면서도 건별로 과감하게 밀어붙일 때는 과감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다. 한마디로 중진급 의원들에게 떠밀려 대표 자리를 덥석 받아먹을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청년 정치인들 본인이나 국민의힘, 또 전반적인 정치 개혁을 위해서도 지금은 청년정치인이 선거에서 참패한 보수정당 대표를 맡을 때가 아니다. 이준석 전 대표 때와는 또 상황이 아주 다르다. 지금은 최고위원 정도에서 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게 적합하지 않나 싶다.

지금 같은 때는 고참이 대표를 맡아 험로를 헤쳐 나가는 게 정석이다.

김형석(金亨錫) 논설위원은…

연합뉴스 지방1부, 사회부, 경제부, 주간부, 산업부, 전국부, 뉴미디어실 기자를 지냈다. 생활경제부장, 산업부장, 논설위원, 전략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정년퇴직 후 경력으로 △2007년 말 창간한 신설 언론사 아주일보(현 아주경제) 편집총괄 전무 △광고대행사 KGT 회장 △물류회사 물류혁명 수석고문 △시설안전공단 사외이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외이사 △중앙언론사 전·현직 경제분야 논설위원 모임 ‘시장경제포럼’ 창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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