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 가격 급등…환율 1400원
복합위기, 대응전략 다변화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 전략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폭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10회 연속 동결해 고금리가 장기화됐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고 경제성장률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원달러 환율까지 한때 1400선을 돌파하면서 한국경제 위기론마저 나오고 있다. <시사오늘>은 국정 슬로건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간 경제상황을 물가와 환율 중심으로 되짚어봤다.
대파 한단 가격은 2년새 얼마나 올랐나
최근 대파 한단 가격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마트를 시찰하는 과정에서 대파 한단 가격이 875원인걸 보고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가 시장물가 현황을 모른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윤 대통령이 방문한 해당 마트를 제외하면 대파 한단 가격이 1000원 미만인 곳은 1~2곳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농수산물 가격정보를 보면 윤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말 기준 대파 한단(1㎏)의 전국 평균가는 2710원, 최고가는 3560원이었으나 1년뒤인 작년 5월말 평균가는 3172원, 최고가는 4270원으로 462원, 710원이 각각 올랐다.
윤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을 한 지난 3월18일 기준 대파 평균가는 3018원, 최고가는 7300원으로 평균가격과 최고가격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처럼 가격차가 커진 이유는 최저값으로 868원 대파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파 한단 가격이 875원이면 합리적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특히 당시는 4.10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대파 한단’이 현 정부를 비판하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같은 정치적 논란과 별개로 농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올초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거론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4월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지난 2월에 이어 두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과일, 채소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도 지난 2월 기준 전월대비 0.3% 올랐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 올들어 1월 8.3%, 2월 2.6%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최소 1개월여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가 서민경제 부담으로 이어지자 정부도 적극 개입에 나선 상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월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18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농수산물 납품단가 지원품목을 23개에서 25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은 비단 농수산물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당초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대로 전망하던 한은은 3%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와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금통위가 끝난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웅 한은 부총재보 역시 지난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 목표 수렴에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오는 8월까지 3%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기존에는 물가상승률이 3분기 2%대로 낮아진 후 연말경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존 전망을 수정해) 3분기 물가상승률이 좀 더 오르고 4분기 들어서야 2%대 후반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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