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1400원?…킹달러 복귀 신호 [위기의 한국경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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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 1400원?…킹달러 복귀 신호 [위기의 한국경제②]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4.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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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환율·고물가 3高 경제
농수산 가격 급증…환율 1400원
복합위기, 대응전략 다변화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 전략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폭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10회 연속 동결해 고금리가 장기화됐음에도 물가는 여전히 높고 경제성장률은 뒷걸음쳤다. 여기에 더해 원달러 환율까지 한때 1400선을 돌파하기까지 하면서 한국경제 위기론마저 나오고 있다. <시사오늘>은 국정슬로건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간 경제상황을 물가와 환율 중심으로 되짚어봤다.

 

원달러 환율 1400원?…킹달러 돌아오나


4월22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3.0원 내린 1379.2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장을 마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br>
4월22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3.0원 내린 1379.2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장을 마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물가가 3%대 상승률을 두달 연속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환시장 흐름도 심상치 않다. 원달러환율이 4월16일 장중 한때 1400선을 터치하면서 수입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지난 4월1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긴급공지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외환당국이 공개적으로 외환시장에 구두개입을 한 것이다. 기재부와 한은 2개 기관이 구두개입을 한 건 22개월만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원달러환율은 1300원선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 환율 기준 지난해 12월28일 원달러환율은 1289원이었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올해 4월16일 1390선까지 돌파했다. 장중 한때 1400선을 돌파하기도 했는데 원달러환율이 1400선을 넘어선건 이번이 네번째다. 첫번째는 IMF 당시, 두번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세번째가 2022년 미국발 3고(高) 복합위기다. 최근 또 원달러 환율이 1400선을 돌파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제2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오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2일 이창용 총재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가 뒤로 밀리면서 달러가 강세인 면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엔화 절하가 굉장히 크고, 중국 위안화 역시 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 주변국 통화에 프록시(Proxy·대리) 되다 보니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된 면도 있지 않나 의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총재는 “환율이 과도한 변동성 보이게 되면 시장 안정화 조치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여러 방법이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는데, 불과 나흘뒤 한은의 외환시장 구두개입이 이뤄졌다. 지금의 환율 급등세가 과도하다고 본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했을때 현재 고환율은 전세계적 현상이자 과거보다 심리적 마지노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원달러환율이 1380선이 돌파됐을 때 온나라가 들썩였지만 현재 1380선은 수용가능한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긍정론을 내세운 전문가들도 1400선 돌파는 위험하다고 본다. 외환시장이 공포에 빠지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1380선에서 1400선으로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이 선이 돌파될 경우 공포심 확산으로 1450선, 1500선까지 단숨에 치솟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불행중 다행은 현재 달러만 강세를 보이는 이른바 킹달러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달러강세로 절하된 화폐는 원화뿐만 아니라 엔화도 포함된다. 지난 4월초 발표된 한미일 재무장관 공동선언문에서 ‘최근 원화, 엔화의 급격한 절하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는 문구가 삽입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달러강세에 대한 주요국간 공동대응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비공개로 이뤄진 한·일 재무장관 양자면담에서 최상목 부총리와 일본 스즈키 재무장관은 최근 양국 통화의 가치하락(절하)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으며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날 이창용 총재의 경우 CNBC와 인터뷰에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 환율 움직임이 과도하다”고 밝혔다.

기재부와 한은, 최상목 부총리, 이창용 총재까지 경제당국 관계자들이 잇따라 외환시장을 향해 구두개입과 관련 발언을 내놓은 셈이다. 효과는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구두개입이 이뤄진 직후 상승세가 꺾였으나 다시금 원달러환율이 오르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4월22일 기준 원달러환율은 1379.2원으로 마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금융지주·정무위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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