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대신 ‘하이브리드’ 민다…기아 니로의 친환경 시대 생존법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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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대신 ‘하이브리드’ 민다…기아 니로의 친환경 시대 생존법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5.2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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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니로, 2022년 신차효과 인기 절정…2년 연속 내수 판매 2만 대 성과
올해는 전기차 부진에 위기감…니로 EV·플러스, 전기차 시장 ‘찬밥’ 신세
EV3 출시되면 니로 부진 심화 불가피…하이브리드 ‘집중과 선택’ 본격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기아 니로는 출시 9년차를 맞았음에도 매년 꾸준한 내수 판매를 이어가며 선전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완전변경 신차효과를 누리며 2년 연속 2만 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아 니로가 2세대 풀체인지 신차효과와 하이브리드 선호 시장 트렌드에 힘입어 국내 친환경 하이브리드 대표 모델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판매에서만큼은 고전하는 모습이다. 택시 전용 전기차 모델까지 추가 투입했음에도 말이다. 이제부턴 다양한 친환경 파워트레인 선택지 제공 모델이란 이미지를 과감히 벗고, 하이브리드 집중을 통해 실리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통계데이터에 따르면 기아 니로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2만3475대 판매고를 올리며 2년 연속 2만 대 판매 돌파 성과를 이뤘다. 직전 2022년과 비교해 20.4%의 낙폭을 이루긴 했지만, 지난해 1월 2세대 완전변경 모델 출시 때 제시했던 연간 판매목표 2만5000대에 근접하는 등 선전했다. 

2022년 실적 최고치를 찍었을 당시엔 연초 완전변경 모델 출시에 이어 5월 택시 전용 전기차 모델 '니로 플러스'를 신규 투입하는 등 호재가 잇따랐다. 이같은 흐름을 2023년에도 일정 부분 이어가며 2만 대 이상 판매 볼륨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니로의 인기가 식었다고 평가절하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다만 올해는 신차효과 소멸과 함께 전기차 캐즘 등 비우호적 시장 영향이 지속돼 위기다. 단적으로 기아 니로의 올해 1~4월 판매량은 525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6% 줄었다. 지난해 20% 수준의 낙폭이 올해는 40%에 가까워진 셈으로, 이대로 가다간 연간 1만5000대 판매를 넘기마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아 니로는 올해 들어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 부진이 심화돼 위기에 놓였다. 전기차에서만 2500대 넘는 수요가 빠졌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특히 올해 판매 어려움엔 전기차 판매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일반 고객용 니로 EV부터가 올해 1~4월 동안 373대 팔리는 데 그쳤다. 감소율만 80.2%다. 택시 전용 EV 모델인 니로 플러스 역시 같은 기간 82.8% 줄어든 211대를 기록했다. 대수로 치면 전기차 판매에서만 약 2500대 수요가 빠졌다.

이같은 전기차 판매 감소는 상대적으로 니로 하이브리드의 판매 비중 증가를 불러왔다. 하이브리드 판매량도 12.0% 감소한 4672대를 기록했지만, 판매 비중만큼은 88.9%에 달할 정도로 치솟았다. 사실상 하이브리드 판매가 전부였던 2016년, 2017년을 제외하면 최고치에 해당한다.

니로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가뜩이나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기아 전용 전기차 EV3까지 등장해 기를 펼 수 없는 상황은 이를 뒷받침한다. 판매를 앞둔 EV3는 올해 소형 전기 SUV 수요를 견인하는 동시에 관련 수요를 독식할 것으로까지 전망된다.

지난 2022년 출시된 니로 풀체인지 하이브리드 모델의 모습. ⓒ 기아
지난 2022년 출시된 니로 풀체인지 하이브리드 모델의 모습. ⓒ 기아

최근에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EV3가 출시되면 동급인 니로 EV 판매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니로는 태생 자체가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모델로 만들어진 차이기에 전용 전기차의 상품성에 대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기아도 소형 SUV 모델들의 판매 간섭을 줄이고자 파워트레인별 '집중과 선택'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새로 나올 EV3로는 전기차 시장을, 니로의 경우엔 하이브리드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것이다. 수요 간섭없이 모델별 특화된 상품성을 내보일 수 있게 된 만큼, 파워트레인 별 수요 확보에 더욱 용이할 것이란 분석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지난 21일 EV3 온라인 공개 행사 자리에서 "니로는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수요가 앞으로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니로 EV와 EV3를 함께 판매하지만, 기본적으로 니로는 하이브리드 쪽에 무게중심을 더 두려한다"며 니로의 하이브리드 집중 전략을 분명히 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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