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나비효과 시작?…‘유통 양극화’ 심화한다 [하반기 한국경제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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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 나비효과 시작?…‘유통 양극화’ 심화한다 [하반기 한국경제③]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6.02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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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G마켓·11번가, C커머스 공습에 매출 ‘뚝’
쿠팡·네이버는 매출 호조세…“멤버십 등 장점 덕분”
지난달 C커머스 MAU 첫 감소…“하반기에도 약화”
“국내 이커머스, ‘특장점 유무’에 따라 양극화 가속”

국내외에서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수출 개선세가 지속되고 내수도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은 2024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습니다. 석 달 전인 2월에 내놓은 2.1%보다 0.4%p, 꽤 크게 올렸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종전 2.2%였던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무디스는 2.0%에서 2.5%로 높였고,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글로벌 IB들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 안팎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다만,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기저효과, 즉 작년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가 좋아보이는 것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여전하고,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는 더욱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금리, 고물가 부담은 물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 또한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낙관과 비관이 공존하는 올 하반기 한국경제. 그 방향타가 어디로 향할지 짚어봅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CI. ⓒ각 사

국내 유통업계가 올 하반기 ‘C커머스’ 공세로 양극화될 전망이다. ‘특장점’을 확보한 소수 기업은 실적이 더욱 좋아지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찾지 못 한 이커머스는 설 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SG닷컴과 G마켓 그리고 11번가의 매출은 나란히 감소했다. SSG닷컴은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한 4134억 원을 기록했다. G마켓과 11번가의 경우에는 각각 2552억 원, 1712억 원으로 15.8%, 20.9% 내려앉았다.

이커머스 전체 시장이 커진 것에 반하는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은 10.7% 늘었다. SSG닷컴과 G마켓, 11번가의 매출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다.

세 회사의 역성장은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 등 국내에 똬리를 튼 ‘C커머스(중국발 유통 플랫폼)’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가를 지향하는 이들 3사보다 더 저렴한 C커머스의 ‘초저가’ 공습에 밀린 것이다.

이들의 부진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이해니 연구원은 “중국발 이커머스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대신증권도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공격적 사업 확장으로 인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단기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모든 국내 이커머스가 부진할 거란 얘긴 아니다. 멤버십 등 ‘특장점’을 갖춘 쿠팡·네이버는 하반기에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부문 매출액은 8조62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네이버 역시 1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액은 7034억 원으로 전년 동기(6059억 원) 대비 16.1% 올랐다.

두 회사가 C커머스 공세에도 끄덕없는 건 ‘차별화된 서비스’ 덕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와우멤버십’은 대체가 쉽지 않다. 뛰어난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배송에선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와우멤버십은 OTT, 음식배달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이에 익숙해진 고객은 이탈하기 쉽지 않은 생태계다.

특히, 회사는 4990원이던 와우멤버십 월회비를 7890원으로 올림으로써 하반기 이익 개선을 이룰 계획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쿠팡은 와우멤버십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효 활성 고객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멤버십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향후 서비스를 확대, 고객 이탈률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도 적립 혜택이 높은 ‘네이버페이 멤버십’, 검색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갖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으로 매출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턴 네이버페이 멤버십 포인트 적립 방식을 다소 축소하는 등 이익 개선을 꾀하는 모습이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네이버는 광고 업황의 회복과 함께 해외 커머스 외형 확장,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한 이익률 개선으로 이익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C커머스의 계속되는 서비스 품질 논란은 쿠팡·네이버가 고객을 지키는 데 한몫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C커머스는 가품 및 발암물질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실망스러운 구매 경험이 누적되면서 뜨거웠던 그 관심도 점차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바로 지난달 월간이용자수(MAU)만 살펴도 그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테무의 4월 월간이용자수(MAU)는 858만9000명, 823만9000명으로 각각 3.16%, 0.7% 감소했다. 한국 진출 이후 첫 감소세다.

한다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4월부터 전월대비 소폭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결제 추정금액 역시 4월 기준 전월 대비 감소하는 경향”이라며 “최근 실망스러운 구매 경험이 누적되면서 점차 뜨거웠던 분위기가 식어가고 소비자 평가가 극과극으로 갈리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돼가고 있다”며 “C커머스뿐만 아니라 미국의 아마존도 최근 49달러 이상 무료배송 서비스 제공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유통업계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로 인해 양극화될 전망”이라며 “특장점을 확보한 소수의 상위 플레이어들은 소비자의 반복된 선택을 꾸준히 받을 것이고, 특장점이 없는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더욱 설 자리가 없어지며 양극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 하반기에 국내 이커머스와 C커머스 간의 우열이 가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C커머스는 지금 오를 만큼 올랐다”면서 “하반기엔 지난달처럼 기세가 꺾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관점에서 파악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해외직구를 제한하는 정부의 결정, 알리의 서비스 개선과 국내 플랫폼과의 협업 등 여러 변수가 많다”며 “이는 올해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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