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침체기’는 끝났다…“빠른 속도로 HBM 시장은 증가할 것”
완연한 ‘봄’은 아직…“AI 아닌 서버·PC·모바일 등 정통 수요 회복돼야”
국내외에서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수출 개선세가 지속되고 내수도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은 2024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습니다. 석 달 전인 2월에 내놓은 2.1%보다 0.4%p, 꽤 크게 올렸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종전 2.2%였던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무디스는 2.0%에서 2.5%로 높였고,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글로벌 IB들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 안팎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다만,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기저효과, 즉 작년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가 좋아보이는 것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여전하고,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는 더욱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금리, 고물가 부담은 물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 또한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낙관과 비관이 공존하는 올 하반기 한국경제. 그 방향타가 어디로 향할지 짚어봅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올해 한국 반도체 산업 전망에 대한 반등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AI(인공지능)’의 열풍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를 시작으로 ‘AI 열풍’이 거세지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전망이다.
이미 국내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과 통관 금액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메모리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됐다. 특히 AI 학습에 필요한, 단순 반복연산에 강점을 가진 GPU(그래픽 처리장치)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증가했다.
권원현 안양대 정보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국내 반도체 시장은 올해 하반기뿐만 아니라 앞으로 몇 년간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앞으로는 AI 쪽 메모리 반도체가 시장을 거의 점유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AI 붐’에 수요 폭발…“한국 반도체 산업, 침체기의 끝이 보인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올해 상반기 들어 점차 회복 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 AI와 5G 기술의 확산·전기차 시장의 성장 등으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 공정의 최적화와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AI 특화 반도체와 차세대 메모리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GPU에 들어가는 HBM을 가장 많이 공급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AI 기술의 부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 침체기의 끝이 보인다고 평가한다. 과거의 침체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과잉 공급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며, 지난해가 반도체 시장의 최저점이었을 거란 기대다.
권 교수는 “AI가 몇십 년간 지배할 것”이라며 “특히 HBM은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시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아직 한국 반도체 산업에 완연한 ‘봄’이 온 것은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서버용 반도체에 집중돼,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반도체와 결합한 HBM 시장이 반등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AI가 아닌 클라우드용 서버·PC·모바일 기기 등 전통적인 수요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AI 서버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매출은 전체 메모리 매출 중 30% 수준”이라며 “클라우드 서버나 모바일 시장이 70~80%를 차지하고 있어, 결국 많이 쓰이는 정통 반도체의 반등이 확실해져야 반도체 업계가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심각한 침체를 겪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공급을 대폭 늘린 이후, 수요가 둔화하면서 공급 과잉 문제가 발생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 계속됐다. 지난해 반도체 생산과 수출은 최근 3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한국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전략 산업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은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으로,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각국 반도체 산업 육성, ‘총성 없는 전쟁’…한국 위기 될까?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반도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중국, 대만 그리고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시작, 세계적으로 ‘총성 없는 전쟁’이 본격화됐다.
최근 중국 SMIC가 올해 1분기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서 3위로 올랐다. 중국이 파운드리 톱3에 진입한 최초 사례다. 또한 중국은 반도체 굴기의 일환으로 3440억 위안(약 65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반도체 투자 기금을 조성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스스로 반도체 강대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반도체 산업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위탁 생산) △종합(팹리스+파운드리) △소재 및 장비가 그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 생산회사다.
지난 4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푸케 ASML CEO와 ASML의 핵심 파트너사인 독일 자이스의 카를 람프레히트 CEO를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에서 만나 ‘반도체 삼각 동맹’을 확고히 했다.
ASML 노광장비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이다. 이는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장비로, 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을 수행한다. 회로를 미세하게 새길수록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 칩 수가 증가한다. EUV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ASML이 유일하다. ASML이 공급하고 있는 EUV 장비는 세계에서 가장 얇게 회로를 새길 수 있으며, 회로를 새기는 광원의 파장이 기존 장비와 비교해 1/14 수준이다.
권 교수는 “전체 기술로 보면 아직 중국의 소재·장비·설계기술이 부족하다”며 “중국은 ASML의 장비가 없기 때문에 최소 5년은 ‘칩4’(미국·한국·일본·대만)을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만남을 통해 ASML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ASML의 EUV 장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요소로,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적인 기술 변화에 잘 대응하지 못 하면 (국내 반도체 산업에) 위기가 찾아올 수는 있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반도체 시장에서) 앞서 있고 많은 경험을 했기에 위기가 찾아온다고 해도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우명 : Hakuna mat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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