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출범 7년후 시중은행 비중 1.1%p 하락
은행자산 총액 대비 지방은행 비중은 1.3%↓
시중은행 과점체제속 인뱅發 메기효과는 미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준비경쟁에 불이 붙은 가운데 금융당국의 목표인 메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출범한지 7년만에 총자산 100조원(작년말 기준)을 돌파했지만 국내은행 총자산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폐해라고 지적하던 은행 과점 기준인 시중은행 비중 80%대가 인뱅 출범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국내은행 자산(특수은행 제외)총액 1442조원중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신탁계정 제외)은 80.5%(1161조원)를 나타냈다. 이는 작년말 기준 은행자산 총액 2364조원, 시중은행 비중 79.4%(1879조원)과 비교하면 6년간 1.1%포인트 감소에 그친 것이다. 인뱅 출범 7년이 지난 지금도 시중은행의 과점 현상은 여전한 셈이다.
특수은행인 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은행의 자산비중은 2016년말 83.3%에서 2023년말 82.4%로 감소폭이 0.9%에 불과했다. 오히려 인뱅이 지방은행과 경쟁을 벌이면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 격차를 키웠다.
인뱅 출범전인 2016년말 지방은행 6곳(경남, 광주, 대구, 부산, 전북, 제주)의 자산합계는 173조원으로 은행자산 총액 대비 12.0%를 차지했으나 2023년말 기준으로 보면 자산합계는 254조원, 총액대비 비중은 10.7%로 인뱅 출범전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같은기간 인뱅3사의 자산비중은 0%에서 4.2%로 껑충 뛰었다. 인뱅 출범후 시중은행의 비중이 줄어든 것보다 지방은행의 자산비중이 더 큰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기존 인뱅3사의 메기 효과가 미미한 모습을 보이면서 제4인뱅이 시중은행의 건전한 영업경쟁을 촉진할 ‘메기효과’를 낼 수 있을지, 아니면 지방은행과 기존 인뱅3사와의 경쟁으로 ‘제살 깎아먹기’가 될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중 상위권 자산을 보유한 대구은행마저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앞둔 가운데 다수의 신규은행시장 진출이 오히려 자산기준 하위권 은행간 경쟁만 심화돼 금융환경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메기효과’를 기대하려면 이미 단일은행으로 수백조에 달하는 기존 시중은행에 준하는 자산 확보 능력이 기반돼야 한다”면서 “대구은행 자산 70조원, 인뱅3사 총자산이 100조원 수준인 현 시점에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제4인뱅 출범만으로 메기효과를 기대하는 건 힘들어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메기효과 미미에 따른 제4인뱅 무용론(無用論)이 고개를 든 가운데 제4인뱅 인가 기준을 세우는 금융당국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다만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확대와 금융환경 혁신에 기여를 한 인뱅의 긍정적 면도 넓게보면 메기효과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만큼 기존 인뱅3사의 활동성과가 제4인뱅 인가 기준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오는 6월중 인뱅3사 출범 7주년을 맞아 중간성과를 평가하는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인뱅 출범 후 긍정적 효과와 기대에 못미친 성과 등을 다루는 자리가 될 이번 세미나의 결론은 제4인뱅 출범을 준비하는 컨소시엄들에게도 인가 기준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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