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구당 부활은 정치 부패의 제도적 틀 다시 마련하자는 것…정치 퇴보”
오세훈 “지구당 부활은 당대표 당 장악에만 도움 될 뿐 국민들께는 도움 안 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들고 나온 ‘지구당 부활’ 승부수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서울시장이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나섰다. 세 사람 모두 보수 진영의 ‘잠룡’으로 꼽히는 만큼, 지구당 부활 논란이 차기 대권 경쟁의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5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며 지구당 부활론을 들고 나왔다.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구당 부활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정치영역에서의 ‘격차해소’이기도 하다. 다만, 우리 국민의힘이 총선 과정에서 국민들께 약속했던 특권폐지 정치개혁 과제들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께서는 지구당 부활을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치인들끼리의 뻔한 흥정으로 생각하실 것 같다.”
이러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반발하고 나섰다. 홍 시장은 5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의 정략적 접근에서 나온 말’이라며 지구당 부활 주장을 깎아내렸다.
“지구당 부활 논쟁은 반개혁일 뿐만 아니라 여야의 정략적인 접근에서 나온 말이다. 민주당은 '개딸 정치'를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고 우리 당은 전당대회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표심을 노린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 지구당 폐지는 정치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된 지구당을 정치 개혁의 일환으로 여야가 합의해 2004년 2월 일명 ‘오세훈법’으로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그 후 그 폐지의 정당성은 헌법재판소까지 가서 확정되기도 했다. 지구당 부활은 결국 정치 부패의 제도적인 틀을 다시 마련하자는 것이다. 정치가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가 되지 않고 부패로 퇴보하는 정치로 가려고 시도하는 것은 큰 유감이다.”
국회의원 시절 ‘오세훈법’을 통해 지구당 폐지를 주장했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전 위원장 비판에 가세했다.
“지구당을 다시 만들면 당대표가 당을 장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국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고, 또 한국 정치 발전에는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오세훈법의 당초 취지는 돈 먹는 하마라고 불렸던 당 구조를 원내정당 형태로 슬림화해 고비용 정치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었다. 과거 지구당은 지역 토호의 온상이었다. 지구당 위원장에게 정치 헌금을 많이 한 사람이 지방의원을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고, 그들은 지역 이권에 개입했다. 선거와 공천권을 매개로 지역 토호·지구당 위원장·당대표 사이에 형성되는 정치권의 검은 먹이사슬을 끊어내고자 하는 것이 오세훈법 개혁의 요체였다.”
좌우명 : 인생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