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도 재활용사와 협업으로 규제 대응
완성차와 폐배터리 수거·재사용 등 수익모델 마련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캐즘(Chasm) 상황에도 사용후배터리(폐배터리) 처리 관련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당장의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지만, 향후 시장 개화에 따른 수익화 기대도 비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곧 헝가리 손자회사 볼트사이클온(Voltcycle On)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볼트사이클온은 지난해 말 SK온 헝가리법인이 신설한 사용후배터리 재활용 자회사로, 현재는 SK온 헝가리법인의 100% 자회사다.
SK온은 이번 증자를 통해 현지 재활용 기업과 손잡는다는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증자를 통해 합작법인 형태로 전환할 예정이다”라고 부연했다.
업계는 SK온이 합작법인 전환에 성공하는 대로 ‘클로즈드 루프’(선순환 체계)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경쟁사는 국내외 사업장에서 공정 스크랩(철 부스러기)을 수거해 재활용 파트너사 또는 합작사에 보낸 다음, 추출된 광물을 다시 배터리 생산에 활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중국 내 재활용 합작공장을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추출된 광물은 화유코발트의 전구체사, LG에너지솔루션 파트너 양극재사를 거쳐 LG에너지솔루션으로 돌아오게 된다.
LG화학과 함께 지분투자한 바 있는 미국 라이사이클(Li-Cycle)과도 스크랩을 제공하면 10년간 니켈 2만 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SDI는 별도의 합작공장 설립엔 나서지 않고 있으나 국내 기업인 성일하이텍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외 대부분 사업장에 선순환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SDI는 성일하이텍의 3대주주다.
최근 전기차 캐즘, 광물 가격 하락 등으로 사용후배터리 처리 시장 투자에 나섰던 일부 기업들이 숨고르기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배터리사가 투자를 지속하는 배경으로는 EU의 지속가능한 배터리법 등 ‘규제 대응 필요’가 꼽힌다.
EU 배터리법은 관내 유통되는 배터리의 경우 오는 2031년(시행 8년 후)까지 각 광물의 재활용 원료 사용률을 △코발트 16% △납 85% △리튬 6% △니켈 6% 이상으로 맞출 것을 요구한다. 2036년에는 이 비율이 더 상향될 예정이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비(非)중국 광물 사용 및 재활용 광물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광물 생산 국가가 자국산 광물 수출을 제한하는 자원 민족주의 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생산한 배터리에서 광물을 다시 확보하는 선순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사용후배터리 시장 개화 시 확보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준비하는 움도 조금씩 눈에 띈다.
삼성SDI는 현재 클로즈드 루프에 완성차 제조사와 협력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전기차 운전자 등 최종 소비자가 중고차 등 형태로 배터리를 폐기하면 이를 완성차와의 협업을 통해 다시 확보하겠단 기획이다.
현재 사용후배터리 재활용 원료는 아직 전기차 폐차가 많지 않은 만큼,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나 잘못 만들어 쓸 수 없는 배터리 등이 대부분이다.
업계는 오는 2030년을 전후해 전기차 폐차 대수가 빠르게 늘어나면 전기차 배터리를 먼저 확보하는 기업에 시장 선점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용후배터리 재사용에서 사업기회를 찾는 모습도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배터리 진단 솔루션 기업 민테크에 상장전기업공개(프리 IPO) 등을 통해 지분투자를 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민테크 지분은 지난달 13일 기준 5.33%다. 진단을 마친 배터리는 전기차 충전소,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 상품화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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