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 대항 원·나 연대?…‘이회창 대세론’ 못 꺾은 1997 [김자영의 정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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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한’ 대항 원·나 연대?…‘이회창 대세론’ 못 꺾은 1997 [김자영의 정치여행]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4.06.30 0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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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강 주자 이회창 대항 反利연합 ‘2위 밀어주기’ 작동 안해
신율 “여론조사상 元·羅·尹 합해도 韓 못 넘어…연대 성공 가능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당대표에 출마하는 한동훈과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네 후보들은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공략에 나서고 당직자들과 스킨십을 늘리는 등 유세하고 있다. 

이번 전대는 1강 2중 1약 구도로 평가된다. 강자는 단연 한동훈 후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우세 양상을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유권자 1002명 중 국민의힘 지지자 308명에게 누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지 물은 결과 한동훈 55%, 원희룡 19%, 나경원 14%, 윤상현 3%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 518명에게 물었을 때도 한 후보가 38%로 가장 앞섰고, 원희룡(15%), 나경원(15%), 윤상현(4%)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한 후보가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후보들의 연대 가능성이 전당대회 변수로 꼽히고 있다. 국민의힘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에서 승자를 가리는 경선 규정을 취하고 있다. 채상병 특검법 찬성 등으로 반윤(反尹) 이미지를 부각한 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지지층이 중첩되는 친윤(親尹) 원희룡·윤상현 후보, 범친윤인 나경원 후보가 연대하는 시나리오다. 

원·나·윤 세 후보가 한 후보를 견제하는 발언을 끊임없이 내놓는 가운데, ‘반한(反韓)’ 연대 가능성이 전대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 경선서 ‘이회창 대세론’ 안 꺾여
이인제·김덕룡·이한동·이수성 ‘4인 연대’ 구축했지만…
실제 ‘2위 밀어주기’ 약속 안지켜져…李 60% 득표율 기록


과거 1997년 신한국당 대선 경선 당시 당원과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이회창을 비롯해 김덕룡·이수성·이인제·이한동·최형우·이홍구·김윤환·박찬종 등 대권 잠룡이 다수 존재했는데, 이회창을 상대로 ‘반이회창’ 연합이 형성됐다.

경선을 앞두 ‘후보 간 연대 움직임’이 최대 변수로 꼽혔는데, 선두에 이회창이 있었으며, 다음으론 이인제가 바람을 일으켰다. 이수성, 이한동, 김덕룡, 박찬종, 최병렬 등은 중위권에 있었다. 자연스럽게 이회창 외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이어졌다.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본
1997년 3월 17일 자 <경향신문> ‘창에 맞서는 반리(反李)’ 기사.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본

여권 내 ‘반 이회창 전선’이 급속히 구축되고 있다. 단순히 찻잔 속 파란에 그칠 분위기가 아니다. (중략) ‘뭉쳐야 산다’는 공감대가 비주류 대선후보 진영에 확산하며, 예상보다 강하게 ‘반이회창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양상이다. 

- 1997년 3월 17일 자 <경향신문> ‘창에 맞서는 반리(反李)’ 기사. 

신한국당 내 ‘반이회창’ 경선 후보 진영에서 전당대회 1차 투표 2위 득표자를 결선투표에서 함께 밀어준다는 합의를 전당대회 이전에 공개선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중략)

여권의 한 소식통은 18일 “결선투표에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역전승을 거두려면 ‘반이회창’ 지지표들의 강한 결속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선 전당대회 전에 미리 연대 원칙을 천명함으로써 대의원들에게 결선투표 지침을 명확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에 따라 이인제 김덕룡 이한동 이수성 후보 등 각 진영 핵심 관계자들이 최근 개별접촉을 통해 ‘2위 밀어주기’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공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1997년 7월 19일 자 <한겨레> ‘반이회창 진영 2등 밀어주기 추진’ 기사. 

전당대회 직전 언론 기사 제목을 보면 ‘화살표 누구에게…與 경선 D-7 짝짓기 눈치작전’ ‘이인제-김덕룡 후보 연대 모색’ ‘반이회창 진영 2등 밀어주기 추진’ 등 이회창 외 후보들 연대 가능성에 주목한 기사가 다수 보도됐다. 

실제로 이인제·김덕룡·이한동·이수성 네 후보들은 경선 하루 전날 서울 모처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후보를 결선투표에서 밀어 주기로 전격 합의했다. 

경선 당일인 1997년 7월 21일. 이회창은 41.12% 득표율을 얻어 14.72%를 얻어 2위를 기록한 이인제와 결선을 치르게 됐다. 3위를 기록한 이한동(14.66%)은 이인제와 불과 8표 차이로 낙선했다. 차례로 김덕룡은 13.89%, 이수성은 13.65%, 최병렬은 1.96% 득표율을 기록했다. 곧이어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이회창은 59.96% 득표율로 신한국당 대선후보가 됐다. 이인제는 40.04%로 낙선했다. 

1차 투표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이인제·김덕룡·이한동·이수성 4인 연대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결선에 진출한 이인제 후보가 과반 득표율을 얻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실제론 4인 연대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4인 연대의 막후 접촉은 주춤했다. 과연 일사불란한 ‘2위 밀어주기’가 제대로 되겠냐는 술렁거림이 일기 시작했다. 

특히 이회창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역전승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를 넘고 재검표 사태까지 발생하자 ‘4인 연대’의 연합전선엔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긴밀하게 움직이던 막후 연락망도 흔들렸다. 4인 연대 실무자들은 당초 결선투표가 실시될 경우 각 후보 진영별로 지구당 위원장 3명씩 조를 편성, 대의원들에게 4인 연대 합의에 따라 결선투표에 임하도록 연락한다는 내부 전략까지 짰었다. 그러나 4인 연대는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 1997년 7월 22일 자 <동아일보> ‘1차 투표 뒤 4인 연대 숨가쁜 접촉…“2위 탈락 너무 아쉬워” 한때 연대 “흔들”’ 기사. 

다시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돌아와, 원희룡 후보는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반면, 나경원 후보는 최근 불거진 연대설과 관련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선을 긋고 있어 결선에서 특정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줄 여지가 현재로썬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997년 사례에 비춰봐도 연대를 약속한다고 해도,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한동훈 대세론’이 이어질 경우 다른 후보가 ‘반한(反韓)’ 포지션을 버릴 가능성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8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현재까지 나온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 지지도를 모두 합해도 한동훈 후보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타났다”며 “한동훈을 제외한 후보들이 연대할 가능성도 알 수 없을뿐더러, 결선에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한동훈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조사로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2~24일 유권자 2006명을 상대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 후보가 32.2%로 선두를 달렸으며, 나머지 세 후보의 지지도를 합해도(27.5%) 이에 미치지 못했다. 보수 텃밭인 TK에서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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