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양사 합병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의 부채 상환 관련 합의에 대해 “특별한 변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18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양사는 지난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합병안에 따르면, 양사는 오는 8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해당 안에 대해 승인을 거칠 예정이다. 이후 오는 11월 1일 합병법인이 공식출범하게 된다.

시장은 해당 계획의 가부 및 향방에 SK E&S RCPS(상환전환우선주)를 보유한 사모펀드 KKR과의 합의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CPS는 만기 이후 현금으로 상환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로, 일종의 부채다. KKR이 보유한 SK E&S RCPS는 약 3조 원 규모이고, 상환은 오는 2026년 시작된다.

공시된 합병안을 보면, SK E&S는 합병일 이전에 유상감자, 상환 등 여러 방안으로 RCPS를 조기 해소한단 계획이다. 해당안에 KKR이 반대할 경우, 합병 후 존속법인인 SK이노베이션이 향후 져야 하는 재무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법인 출범이 예정된) 11월까지 그 (합병안) 방향으로 같이가자고 협의 중에 있다. 논의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특별한 변수는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 합병 시 △포트폴리오 개선 △재무 및 손익구조 안정화 △시너지 기반 밸류업 등 강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업 시너지에 따라,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매출은 기존 77조 원에서 88조 원까지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영위하는 사업이 연관성이 높고 핵심역량도 상호 보완적”이라며 “시너지들이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면 2030년 기준으로 연간 약 2조 원이 넘는 에비타(EBITA, 세금 등 차감 전 이익)가 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합병 이후 SK E&S의 조직구조를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그대로 유지한단 계획도 내놨다. 사업 시너지 방안은 별도의 TF(태스크포스)를 통해 논의한다. 다만, 별도 상장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사장은 “SK E&S가 가진 기존 조직의 결집력, 역량이 훼손되면 안 된다고 보고, 현재와 같은 체제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합병으로 SK E&S가 법적으로 독립 기업이 되기는 어려워졌지만, CIC(로) 체계를 유지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합병 관련 설명도 진행됐다. 3사는 지난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박 사장은 “(SK온 경쟁사는) 소형전지, ESS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도 기존 석유 트레이딩에 편중한 사업구조였다면, SK온이 가진 배터리 원소재 캡티브(계열사 내부) 수요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석유 트레이딩 사업과 (SK엔텀의) 탱크터미널 사업에서 나오는 연간 5000억 원 이상의 추가 에비타를 기반으로 배터리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