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양강 구도’ 속 테슬라 Y모델 업고 고공행진
아우디·폭스바겐, 어려움 가중…고급화·신차로 승부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제은 기자]
수입차 브랜드의 인기 척도인 ‘1만 대 클럽’에 포함되는 업체가 예년보다 줄어든 5~6곳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렉서스를 제외하고는 1만 대 클럽에 들었던 브랜드라도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줄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판매 부진을 겪는 아우디가 남은 기간 반등에 나서 1만 대 클럽에 무사 입성할 지도 주목된다.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수입차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총 5곳이다. 누적 5만대 이상씩 판매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테슬라, 볼보, 렉서스가 뒤를 잇는다.
우선 BMW는 올해 10월까지 누적 6만585대를 판매해 1위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5만4475대를 판매한 벤츠는 전년 동기대비 판매량이 10.7%가량 감소해 2위에 그쳤다. 국내 투자를 부쩍 늘린 BMW가 시장에서 격차를 벌리는 양상이다.
그 뒤를 테슬라가 바짝 쫓고 있다. 대표 베스트셀링카 ‘모델 Y’의 인기 덕이다. 상반기와 하반기 각 1만 대 이상씩을 판매하며 캐즘 리스크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일본차들은 불매운동 여파를 어느정도 벗어났다. 렉서스와 토요타 모두 전년 동기대비 판매량이 각각 4.3%, 15.5%씩 늘었다. 렉서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월까지 1만1000대 이상 팔았다. 해당 판매 내 50%가량은 ES300가 책임졌다.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명가라는 이미지가 확고해진 덕에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 토요타는 지난 달까지 올해 누적 기준 7813대를 판매했다. 연말에 월 판매를 1000대씩으로 끌어올리면 1만 대 클럽 입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3위였던 아우디의 실적 부진이다. 아우디는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등록대수 7472대로, 판매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Q4 e-트론’ 모델이 전기차 시장에서 꾸준히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2년째 위축세를 지속하는 형편이다. 신규 모델이 부재한 점과 잦은 프로모션 전략이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이 갔을 것으로 분석된다.
월 1300대씩 판매해야 가까스로 1만 대 클럽에 들어갈 수 있어 부담이 뒤따른다. 사실상 올해는 건너뛰고, 내년 공개 예정인 ‘Q6’ 모델로 새롭게 반등에 나설 채비를 하는 분위기다.
폭스바겐의 업계 순위도 내려갔다. 2022년 1만5791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당당히 수입차 4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1만247대, 올해는 10월까지 6657대 팔리며 하락세를 보였다. 연말 실적이 미포함된 부분을 감안해도 뚜렷한 하락세다. ID.4, 티구안 등 특정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판매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해 소비자의 선택폭을 좁혔던 점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폭발적인 고급차 수요를 불러왔던 포르쉐는 올해 그 열기가 사그라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가량 줄어든 탓이다. 지난 8월 출고가 정상화되며 판매량이 반등한 적도 있다. 전 모델 판매를 정상화한다면 그에 따른 회복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단 1만대 클럽 유지는 어려울 것이란게 업계 중론이다. 법인차 등록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국내 상황과, 국외 시장서 생산과 출고를 늘리는 점을 감안하면 위기 상황은 아닐 걸로 여겨진다.
업계는 1만 대 클럽 수가 지난해 8곳에서 올해 5곳으로 그치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 자체가 장기 역성장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당장 올해 10월 수입차 판매량은 2만1249대로 지난 달보다 14.5% 줄었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량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가량 떨어졌다. 테슬라를 제외하곤 하락세에 놓인 전기차 수요와 겸기침체 및 고금리 영향이 복합 작용한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외적으로도 향후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의 국내 시장 진입, 국내 승용차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 등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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