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바샤·신세계 인텔리젠시아…불붙은 백화점 ‘커피장사’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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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바샤·신세계 인텔리젠시아…불붙은 백화점 ‘커피장사’ [르포]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8.0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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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싱가포르 ‘바샤커피’ 오픈
신세계 본점도 ‘인텔리젠시아’ 열어
배경은 국내 커피 시장 지속 확대
취향 다양한 커피 애호가도 늘어
업계도 차별화된 커피콘텐츠 마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롯데백화점 바샤커피(왼쪽)와 신세계백화점 인텔리젠시아.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백화점업계가 커피 사업에 주목한다. 롯데백화점은 싱가포르의 ‘바샤 커피(Bacha Coffee)’를 국내에 들여왔고, 신세계백화점은 미국 3대 커피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를 유치했다. 국내 커피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고도화되는 소비자 취향을 공략하고, 차별화된 백화점 F&B 콘텐츠를 발굴하려는 복안이다.

 

롯데百, ‘커피계의 에르메스’ 바샤커피 오픈…한 잔에 ‘13만 원’


롯데백화점 바샤커피 1층 내부.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롯데백화점의 야심작, 바샤커피가 지난 1일 베일을 벗었다. 

바샤커피는 모로코 헤리티지 커피 브랜드다. 롯데백화점 정준호 대표가 싱가포르 V3고메그룹 본사에 직접 찾아가 임직원들을 설득, 지난해 9월 국내 단독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을 따냈다. 지난 4월 오프라인 매장 개점 예정 소식을 알리면서 업계의 기대감을 모았다.

오픈 당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바샤커피 1호점. 2개 층에 걸쳐 약 380㎡(115평)의 규모로 이뤄진 매장 안은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커피 애호가들로 활기를 띠었다. 청담점은 동북아시아 1호 매장이기도 한 만큼, 일본·중국 관광객들이 기념품을 사는 풍경도 볼 수 있었다. 

매장 입구에서부터 정장 차림의 직원들이 문을 열어주며 환대했고, 내부엔 클래식이나 오페라 음악이 줄곧 흘러나왔다. 프리미엄 고객 경험을 전달하려는 롯데백화점과 바샤커피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다.

1층은 전체적으로 주황색과 금색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이 두 색상은 바샤커피의 탄생지 모로코 마라케시의 상징이다. 

바샤커피 직원이 원두를 소개하고 있다.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특히 수백 개는 족히 넘어보이는 원두가 인상 깊다. 매장 곳곳은 물론 벽면 전체에 커피백들이 쌓여있는데, 이는 바샤커피의 ‘다양성’을 강조한 듯 보였다. 실제로 바샤커피는 아시아·중동·유럽 등에서 직접 공수한 200여 종의 100% 아라비카 원두를 선보인다. 

가격은 1만6000원부터 최대 13만 원이다. 메뉴를 고르기 앞서 원두 향을 직접 맡아보며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선호하는 향이나 로스팅 정도, 산미 여부 등을 직원에게 알려주면 취향에 맞는 원두를 소개해준다.

롯데백화점 바샤커피 2층 내부.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2층엔 앉아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자리 총 50석이 마련됐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올라가보니 실제 모로코 마라케시에 온 듯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1910년 모로코 마라케시에 있던 ‘다르 엘 바샤(Dar el Bacha)’ 궁전의 커피룸을 재현한 것이다.

커피를 주문하면 직원이 금색 주전자에 담긴 커피를 직접 머그잔에 따라준다. 입맛에 따라 직접 넣어 먹을 수 있는 샹티이 크림(휘핑크림)과 바닐라빈도 함께 준비해준다. 총 세 가지 맛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바샤커피의 커피와 샹티이 크림.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현장에서 만난 김지민(가명) 씨는 “3개월 전부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보고 계속 기다렸다”며 “드디어 오픈한다는 소식에 약속 끝나자마자 바로 달려왔다”고 했다.

이어 “요즘 카페가 너무 많다”면서 “산미가 있는 커피들도 대부분 맛이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기존 포화된 커피 시장에서 색다른 맛을 경험하기 힘들었단 것이다. 

바샤커피를 맛본 그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향이 좋고 맛있다”며 “가치있게 느껴진다”고 극찬했다. 

아울러 “커피에 가려졌지만, 함께 맛 본 크로와상까지 모두 맛있었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바샤커피 사업을 지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바샤커피 국내 사업에 진심”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판매 채널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세계百, 미국 3대커피 선봬…“1시간 만에 90명 찾아와”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 문을 연 인텔리젠시아.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8일 본점에 ‘인텔리젠시아’를 선보였다.

199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탄생한 인테리젠시아는 ‘블루보틀’, ‘스텀프타운’과 함께 미국 3대 스페셜디 커피로 꼽힌다. 스페셜티 커피란 스페셜티커피협회 기준 100점 만점 중 80점 이상을 획득한 커피다.
 
지난 2일 저녁시간대 방문한 인텔리젠시아는 바샤커피와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스테인리스 스틸과 타일, 목재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바샤커피가 클래식·럭셔리를 앞세운다면, 인텔리젠시아는 안락하고 현대적이다. 가격 또한 업계 평균 수준인 5000~8000원 대로 형성됐다.

커피 애호가라 밝힌 이영진(가명) 씨는 “왜 미국 3대 커피라고 하는지 이해되는 맛”이라며 “얼음이 녹아도 커피 맛이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자하 1층에 오픈한 인텔리젠시아.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인텔리젠시아는 오픈한 날부터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 위치해 있는 만큼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도 꾸준하다.

카페 직원 A 씨는 “(지금은 다소 한산하지만) 하루종일 고객들이 정말 많이 찾아와주신다”며 “점심시간 1시간 만에 온 고객 수가 90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신세계는 추후에도 새로운 커피 브랜드를 다양하게 소개하겠단 포부다. 신세계 측은 “본점의 인텔리젠시아는 글로벌 2호점이자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매장”이라며 커져가는 국내 커피 시장과 높아진 고객분들의 커피 취향을 충족시키고자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새롭고 다양한 브랜드를 도입해 특별한 경험과 고객 만족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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