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1위···매출 대비 투자 비율 20% 육박
GC녹십자는 25% 줄어···가장 큰 폭으로 감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정통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투자 총액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업계 ‘빅5’로 꼽히는 제약사 중 유한양행·한미약품·대웅제약이 R&D 비용을 늘린 덕분이다. 반면 GC녹십자와 종근당은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제약사는 올해 상반기 R&D에 전년 동기 대비 약 3% 오른 총 4700억 원 가량을 투입했다. 총 매출 3조8643억 원 중 12%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이들 업체는 평균적으로 매년 매출 대비 10% 내외를 R&D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는 소폭 오른 수준으로 해석된다.
가장 통 크게 투자한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상반기에 R&D에 1179억 원을 지출하며 매출액(6963억 원) 대비 19%를 쏟아부었다. 최근 나보타·펙수클루·엔블로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신약 개발에 대한 성과를 확인한 만큼, R&D를 성장 동력의 원천으로 삼은 모양새다. 대웅제약은 지난 7월 R&D 관련 세미나를 열고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항암제 후보물질 개발 등에 집중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유한양행도 R&D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는 연구개발에 전년 동기 대비 21% 뛰어오른 1048억 원을 투자했다. 별도 기준 매출액 9478억 원의 11%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당시 비중이 9%를 조금 넘었음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유한양행은 하반기에도 R&D 비용을 늘릴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비롯,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도입 등으로 R&D 투자 비용이 늘었고, 하반기에도 그 비용은 증가할 예정”이라면서 “영업이익이 당장은 다소 줄어들더라도 R&D는 제약사의 본업이라고 여기고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렉라자의 로열티를 수령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개선하게 될 테고, 이에 따라 R&D 비용 또한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한미약품은 올 상반기 R&D에 988억 원을 지출, 지난해 상반기(912억 원)보다 투자 비용을 8% 넘게 늘렸다. 한미약품은 매년 13% 전후로 그 비용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제네릭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R&D만이 성장 동력이라는 판단에서다. 올 상반기에도 연결 매출액 7818억 원 중 12% 비중 넘게 투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파이프라인의 개발 단계에 따라 R&D 비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나 매년 연 매출액의 15~20%를 꾸준히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반면, GC녹십자와 종근당은 올 상반기 R&D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GC녹십자는 가장 큰 폭으로 연구개발 비용이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 비용은 지난해 동기 1062억 원에서 25% 줄어든 801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비중도 13%를 넘었던 것이 올해는 1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최근 의료공백에 따라 GC녹십자의 주력 상품인 혈액제제 및 백신 등의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올 상반기 R&D에 674억 원을 썼다. 지난해 730억 원에서 8%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 대비 비중도 지난해 9%대에서 올해는 8%대로 후퇴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R&D 비용을 줄이는 기조는 아니다”며 “통상 임상 단계가 달라질 때 R&D 비용이 한꺼번에 들어가는데, 올 상반기엔 ‘다음 단계’로 진입하는 과제가 없어 일시적으로 줄인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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