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퇴직연금 만기도래 임박…건전성 우려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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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퇴직연금 만기도래 임박…건전성 우려 촉각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4.09.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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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달 저축은행 퇴직연금 상품 현황 점검
페퍼저축銀, 퇴직연금 시장 철수…“수신전략 변경”
작년 저축은행 32곳 예금상품 중 퇴직연금 34%
유동성 지표 악화 우려에 “만기 분산돼 있어 안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금융감독원 이미지. ⓒ시사오늘 우한나 기자
금융감독원 이미지. ⓒ시사오늘 우한나 기자

금융감독원이 연말 퇴직연금 만기 도래를 앞두고 저축은행들의 퇴직연금 상품 현황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상품 만기가 한 번에 몰려 예금 잔액이 대거 빠지게 되면 유동성 지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저축은행업계는 만기도래 시점이 분산돼 있고 유동성 관리를 면밀히 하고 있어 건전성에는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페퍼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철수하자 저축은행업권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은 저축은행 전체 예금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주요 자금 조달 재원으로 여겨져 왔다.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 32곳의 퇴직연금 잔액은 30조 5000억원으로 전체 예금(90조1600억원)의 약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전략 변경을 위해 퇴직연금 정기예금 취급을 중단하고 창구 및 비대면 채널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사안”이라며 “보수적인 영업 기조로 인해 수신규모를 확대할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퇴직연금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판단하에 지속적으로 퇴직연금 비중을 축소해 왔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중 자산규모가 여섯 번째로 큰 페퍼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축은행 예금 포트폴리오에서 퇴직연금의 비중이 큰 만큼 유동성 지표를 주의 깊게 살피는 모습이다. 특히 퇴직연금 상품 만기가 주로 연말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해 금감원은 내달 초 저축은행업권의 퇴직연금 잔액과 만기, 취급액 등을 선제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회전정기예금은 취급을 중단하더라도 현재 예치하고 있는 고객들의 금액을 만기 시에만 돌려드리기 때문에 예치금이 남아 있는 상태”라며 “또 만기 구조가 12개월이지만 연말에만 쏠린 게 아니라 분산돼 있어서 유동성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예를 들어 연말 특판을 했다면 연말에 몰릴 수 있는데 업계가 최근 보수적인 영업기조를 유지하면서 연말에 특판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저축은행은 최근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유지해 왔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잔액은 99조9128억원으로 2021년 11월(98조6천843억원) 이후 2년 8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수신금리를 낮추고 대출상품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등 지속적으로 몸집을 줄여온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은 3084억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965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2839억원 확대됐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8.36%를 기록했다. 3월 말(8.80%)보다 개선됐지만 7월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저축은행업계의 보수적인 영업 기조와 다운사이징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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