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 증시상황 악화…증시 밸류업 선행을
일반 청중 발언 제한…반대의견 배제 오점
박찬대 원내대표 “빠른시일내 당론 내겠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당론을 정하기 위해 정책 토론회(디베이트)를 개최했다. 다만 해당 토론회가 열리기 전까지 이미 당론을 정해진 상황에서 하는 ‘역할극’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메인 토론 주제가 찬성(시행)과 반대(폐지)가 아니라 내년 시행과 유예라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사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미 금투세 폐지로 당론을 정하고 민주당도 동참할 것을 요구해왔다.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그동안 각 상품별로 과세하던 것을 개인의 전체 손익을 합쳐서 단일한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앞서 2020년 여야합의로 2023년부터 시행하기로 결정됐지만 2022년말 2년 유예가 결정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2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는 3대 3 토론배틀 형식으로 진행됐다. 시행팀은 김성환 의원, 김영환 의원, 이강일 의원, 유예팀에는 이소영 의원, 김현정 의원, 이연희 의원이 각각 참여했다.
김현정 의원은 유예팀 기조발언을 통해 “2년전 유예 당시보다 증시 상황이 악화됐고 유예 배경이었던 투자자 보호 정책도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며 “조세정의와 세수 확대보다 17년간 박스권에 갇혀있는 증시 부양이 가장 우선돼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투세 논란은 접어두고 자본시장 밸류업에 집중해야할 때”라며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민주당이 주도해나가야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의원은 시행팀 기조발언에서 “금투세는 증세 목적이 아니고 자본시장 선진화 목적이고, 조세 리뉴얼일뿐 새로운 세금이 아니다”라며 “현행 과세는 손익 통상이 안돼있어 손실에도 과세되는 문제가 있지만 금투세는 소득있는 곳에서만 과세를 하는 제도”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게,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새체계 개편을 위해 (금투세 개혁을) 이뤄내야한다. 금투세 시행과 자본시장 선진화는 선후(先後) 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시행과 유예간 토론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금투세 시행은 못박은 셈이다. 실제로 유예팀도 금투세 도입 취지와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 중심으로 나오는 금투세 폐지 목소리다. 토론회와 같은날 한투연 정의정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 금투세 폐지 간담회를 갖는 등 유예 여부를 논하는 민주당과 달리 폐지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이번 디베이트에서 폐지 의견은 배제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청중 질의를 받았지만 일반 토론회가 아닌 토론회 형식의 정당대회라는 이유로 일반 청중은 입장이 어려웠다. 청중 질의권은 의원 등에게만 주어졌고 현장을 찾은 취재진 역시 토론회 참석은 가능했지만 질의권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의정 대표 등 한투연 관계자들이 해당 토론회 장소를 찾았지만 결국 발언권은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청중 질의는 유튜브를 통해서만 접수됐고 이마저도 단 4건(시행·유예팀 대상 질의 각각 2건)만 채택됐다. 질문 선정은 민주당 디베이트 실행 자문을 맡은 케빈 리 교수가 맡았다.
이날 디베이트 사회를 맡은 민병덕 의원은 “금투세를 어떻게 정리해야하는지 많이 파악이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빠른 시간내에 당론을 정하겠다”며 “지도부 뿐만 아니라 참여한 의원들 모두 국민들 생각을 좀 더 세밀하게 열린 마음으로 당론을 정하는데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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