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보통신기술·복지국가·한류 문화 초석 다져”
“DJ, 정치 지도자 중 가장 인문적 통찰이 있는 인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최경환 전 의원은 지난 8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을 찾아 ‘김대중, 책임윤리와 통합의 정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특강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는 최근 우리 정치를 두고 양극단으로 진영화 되어 팬덤 정치 현상이 두드러지기에 정책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시기에 김대중 정신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우선 최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전통적 평가와 그 외의 확장된 시각에 관해 설명했다.
“보통 세 가지 업적을 생각합니다. 먼저 민주주의의 발전입니다. 출마를 생각하시는 사람들은 김 전 대통령의 묘소에 가서 커피라도 한 잔 드려야 합니다(웃음). 1991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담판을 지어 지방자치제를 시작했습니다. 사형제 폐지 같은 인권 증진도 있습니다. 또 햇볕정책과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습니다.”
그러나 최 전 의원은 기존의 평가를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지금의 모바일 세상도 김대중 정부 때 시작됐습니다. 정보격차 해소 정책으로 모든 학교에 컴퓨터를 보급했으며 초고속 통신망을 설치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산업 경제의 기초가 됐습니다.
복지국가의 초석도 다졌습니다. 동남아 국가를 비롯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의 건강보험을 흉내 내려 했습니다. 과거에는 건강보험 기관이 200여 개의 조합이 있었습니다. 저항이 강했지만 이걸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한류 문화 역시도 ‘김대중 오부치 선언’으로 개방하면서 세계적 문화 콘텐츠의 시초가 된 ‘겨울연가’, ‘대장금’ 등도 만들어냈습니다.”
이어 최 전 의원은 막스 베버의 정치가의 덕목을 기준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분석했다. 베버가 말한 덕목은 ‘정열’, ‘책임감’, ‘열정과 책임감 사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감각’, ‘신념윤리와 책임윤리’, ‘권력의지’이다.
“김 전 대통령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민주주의와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또 책임윤리로 서생적 문제 현실과 상인적 현실 관계의 감각을 가졌습니다.”
이어 그는 책임윤리를 설명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란 김구 선생에 대한 정치적 평가를 이야기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역대 정치 지도자 중에서 가장 인문적 통찰이 있는 인물입니다. 특히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상인적 부분입니다. 권력을 어떻게 잡아서 대의를 이룰 것이냐 하는 일입니다.
김대중 자서전을 보면 김구 선생에 대한 평가가 있습니다. ‘절세의 애국자지만 정치인으로는 아쉽다’입니다. ‘해방 이후 무조건 신탁 통치에 반대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고 3~5년 후 독립을 모색했다면 나라가 분단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당시 단독 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김구 선생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보이콧합니다. 만약 출마 했다면 이승만의 한민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최 전 의원은 책임 윤리의 또 다른 예시로 삼전도의 굴욕을 언급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진실한 개혁가라고 설명했다.
“삼전도의 굴욕에서는 끝까지 싸우자는 김상헌이 만고의 충신으로 꼽히고 최명길이 역적이 됐지만 사실은 최명길이 말한 의견이 나라를 보전하는 길이었습니다. 만약 싸웠다면 나라가 멸망했을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도 1965년 모두가 반대하는 한일 수교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미래를 위해서는 일본하고 수교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과도 수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빨갱이라고 공격을 받았지만, 국익 우선의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이렇듯 위기 극복 과정에서 책임 윤리를 이행했습니다.”
그는 IMF 극복 과정에서도 통합의 태도를 보여준 것이 책임 윤리로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자, 기존 세력들이 숙청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만약 반대 세력을 모두 단두대에 보냈다면 위기를 청산할 수 있었을까 의문입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의 현실주의적인 태도는 철학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영국 혁명의 예시를 들며 비유했다.
“영국은 망명정부를 세우고 영국을 괴롭힌 제임스 2세에게 관용을 베풀었습니다. 덕분에 관용, 대화, 이해, 공존 등 영국 민주주의의 미덕을 확립했습니다. 반면 프랑스는 타협하지 않고 증오와 보복으로 일관했습니다. 그 후 계급 투쟁이 프랑스를 계속해서 불안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런 사회를 보면서 프랑스 민주주의 역사에 가장 중요한 투쟁이었지만 국가와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어떤 선택이 올바른 태도인지 배웠습니다.”
끝으로 최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책임 윤리를 정리하며 그가 우리에게 준 선물을 전하며 강연을 마쳤다.
“김대중의 정치 태도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신념과 대의도 중요하지만, 성취해야겠다는 현실주의적 책임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를 운영할 때는 통합정치도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DJ가 우리에게 준 최고의 선물은 자율의식과 책임감, 창의력이 넘치는 시민, 현실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정신을 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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