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노부모부양 특별공급’ ‘25만원’ 유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높은 곳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파트가 저렇게나 많은데, 내 집은 대체 언제 생길까?” 알아두면 쓸모있는 부동산 잡학사전, ‘알쓸부잡’은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모두 그릴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오늘도 발품을 팔아 부동산 정보를 찾아봅니다.

오는 11월1일부터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 월 인정액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늘어난다는 소식에 가입자들 머릿속엔 비슷한 물음이 떠올랐을 듯 싶다.
“월 25만원, 꽉 채워야 할까?”
낮은 이자율,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 돼버린 수도권지역 청약 당첨 가능성에 ‘청약 무용론’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분양 당첨 가능성에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내집마련 희망자들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납입금액을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공공분양에 당첨되려면 납입금액이 많을수록 유리해서다.
그렇다고 최대 납입가능금액인 50만원을 무작정 매달 부을 필요도 없다. 공공분양주택 당첨자 선정시 납입액은 내달부터 월 최대 25만원까지만 인정돼서다. 30만원을 냈건, 50만원을 냈건 인정되는 금액은 ‘25만원’으로 동일해 진다.
통상 공공분양 당첨 커트라인은 1200만원~15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입지 좋은 수도권 주택은 2000만원 이상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1200만원과 2400만원은 매달 10만원씩 각각 10년, 20년이상 넣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이다.
정부는 월 납입 인정액을 25만원으로 상향하면 내집마련에 걸리는 기간이 단축돼 청약통장의 실질적 효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매달 10만원씩 납입할 경우 1200만원을 모으는데 10년이 걸리지만 25만원씩 모으면 4년밖에 안걸려 기존보다 절반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미 정부논리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납입액을 모두 25만원으로 상향하면 결국 당첨 합격선이 3000~4000만원선으로 대폭 올라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청약통장에 묶이는 돈만 많아지고 당첨 합격선까지 걸리는 기간은 그대로 아니겠냐는 우려다.
주택청약은 장기전이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오래, 그리고 많이 납입해야 한다. 입지 좋은 수도권의 경우 20년이상 납입한다는 각오까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중도해지시 납입기간이 말짱 도루묵 되는 청약통장 특성을 이용해 정부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25만원을 납입하는 상황을 만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는 지난 23일부터 2.0~2.8%에서 2.3~3.1%로 0.3%포인트 올랐지만 고객들에게 매력도는 여전히 떨어진다. 금융권의 저축성예금 금리(7월 기준)는 평균 3.41%이고, 새마을금고는 1년만기 정기예금 이자로 3.68%나 준다.
사람들의 선택은 크게 ‘해지’, ‘납입액 상향’, ‘유지’ 세가지로 나뉜다. 월 소득을 감안해 25만원 저축이 자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공공분양을 노린다면 납입액을 올리면 된다.
‘노부모부양 특별공급’을 노릴 경우에도 25만원 납입이 유리하다. 40m² 초과 주택 신청시 1순위 조건이 ‘무주택기간 3년이상’, ‘저축총액이 많은 자’로 명시됐기 때문이다.
빼지도 못할 돈을 이자율 낮은 통장에 묶어두느니 주식, 가상자산, 외환 등에 투자하는 것이 이득이라 판단한 이들은 이탈하거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최소 금액 납입만 유지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
9월말 기준 주택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679만4240명, 그중 1순위 가입자는 1663만3582명이다. 15년이상 장기가입자만 84만7099명이다. 지난해 특별공급을 제외하고 전국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이 6만9000호였던 점을 감안하면 청약 당첨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얼마나 길게 늘어섰을지 아득한 수준이다.
기자는 25만원 납입을 선택했다. 하지만 주택청약 당첨을 ‘로또 분양’, 이미 다른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고 통장을 해지하는 가입자들의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정부의 조치가 단순히 주택도시기금 재원 마련 수단이 아니길, 떠난 이들을 붙잡을 정부 차원의 마땅한 자구책 마련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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