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합병 시너지 ‘기대’…배터리·화학 전략 재조정은 ‘암운’ [오래가는 정유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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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합병 시너지 ‘기대’…배터리·화학 전략 재조정은 ‘암운’ [오래가는 정유③]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11.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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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SK이노 E&S 출범…수소 등 그린 신사업 시너지 ‘기대’
SK온 부진에 신사업 영향은 우려…SK “합병은 SK온과 무관”
플라스틱 재활용 투자 ‘멈칫’…석화부문 전략 재고도 과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정유업계는 최근 불안정한 시기를 건너가고 있다. 정유업이 당초 예측이 어려운 산업이기도 하지만, 최근 탄소중립 기조로 장기적인 성장성까지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정유업만으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데 업계 안팎의 중지가 모인다. 정유업계의 신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박상규(SK이노베이션)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amp;S 합병 SK온·SK트레이딩인터네셔널·SK엔텀' 합병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양사의 합병 배경 및 추진 방향 등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br>
박상규(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7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및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일 SK이노베이션 E&S(이하 SK E&S)와의 합병을 마쳤다. 그린 신사업 부문 등에서 시너지를 낸단 청사진이다. 다만, 기존 과제인 배터리 부진을 해소하기 전까진 효과에 한계가 있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석유화학 부문 전략 재조정도 과제로 지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노린단 계획이다. 우선, LNG 부문 시너지가 기대를 모은다.

SK이노베이션 E&S는 LNG(액화천연가스) 관련 전 밸류체인을 사업 부문으로 하는 회사다. △천연가스 탐사·개발 △천연가스 액화 △LNG 수송선 터미널 운영 △천연가스 발전 등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활용, 자사 제품 및 공정을 효율화한단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SK울산컴플렉스에 LNG를 직도입해 연료비를 줄인다. 또, SK E&S 개발 호주 가스전에서 초경질 원유(콘덴세이트)를 추출, 원유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본격 나선다.

특히 SK E&S ‘그린 신사업’과의 시너지에 기대가 모인다. SK이노베이션이 본업 내 SAF(지속가능 항공유), 전기차 윤활유, 액침냉각유 등 신사업을 도모하곤 있지만, 글로벌 탈탄소 기조에 따라 별도 신사업 투자를 병행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SK E&S는 LNG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소 △VPP(가상발전소)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재생에너지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수소 부문은 지난 9월부터 액화수소플랜트 상업가동에 돌입하는 등 사업이 가시화하고 있다. 오는 2026년엔 약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 준공에도 나선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회사가 보유한 연구개발 역량으로 ESS 등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K E&S의 그린 신사업 투자가 이번 합병으로 되레 축소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합병 배경으로 SK이노베이션 주력 신사업인 ‘SK온 살리기’가 지목되고 있어서다.

SK온은 그간 시설투자(캐팩스)를 충당하는 방법으로 프리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을 선택해왔다. 지난 3분기를 제외하면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했기 에 회사 밖에서 현금을 끌어와야 했던 것이다.

해당 투자금 확보엔 SK이노베이션의 역할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2년 SK온 프리IPO에 참여해 약 2조 원을 직접 지원했다. 올해 SK온 유상증자에서는 수익 보장 창구 역할을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투자에도 손을 보탤 것으로 알려져, 자금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합병은 배터리 부문과는 무관하단 입장이다. SK E&S 관계자는 “일각에서 SK온 살리기를 위한 합병이란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SK E&S가 합병했을 때 민간 최대 아시아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고, 사업 시너지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합병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풀어야 할 실타래도 만만찮다. 우선은 석유화학 부문의 신사업 전략 재고가 필요해졌단 분석이 나온다. 

앞서 SK이노베이션 화학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지난 2020년 NCC(납사분해시설)를 가동 중단한 전후로 석유화학 부문 신사업 전환에 적극 나서왔다. 하지만 전통 석화 부문을 줄이면서 선택한 ‘플라스틱 재활용’ 부문의 시장 개화가 예상보다 늦어져 전략 재조정이 필요해졌다.

실제로 SK지오센트릭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울산 ARC’ 프로젝트는 최근 합작투자 3사 중 한 곳인 퓨어사이클의 계획 종료로, 사업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파트너사와 화학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시 한번 사업을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할지 다시 논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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