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선포로 ‘여행 위험국’ 취급…정부, 안정화 대책 발표에도 ‘우려’
30일 기준, 원·달러 환율 ‘1470원 대’ 돌파…소비자 여행 심리 위축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불똥’…동남아 상품 취소 우려에 여행사 ‘촉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현호 기자]

여행업계가 이번 연말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계엄 사태, 환율 상승에 이어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까지 맞닥뜨린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행업계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이번 달 초 선포된 비상계엄이 대표적이다. 비상계엄 이후 △영국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은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분류했다. 심지어 전쟁 중인 이스라엘까지 한국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6일 이에 대응해, 한국 여행이 안전하다는 것을 홍보하는 ‘관광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다만, 업계에선 여행 수요가 꺾이는 것을 막기엔 역부족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치솟은 환율도 우려점이다. 국내 여행사 표준 계약서는 환율 변동이 2% 이상인 경우, 고객에게 추가 요금 납부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여행상품의 가격 자체가 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환율이 오르면서 이미 위축된 소비자 여행 심리가 추가로 얼어붙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고객과의 마찰 및 만족도 저하를 우려해, 지금은 일부 상품에 한해서만 요금 청구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환율인 상황이 길어지거나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경우엔 여행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29일 제주항공 사고의 불똥이 여행사로 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사고가 동남아 지역 항공편에서 발생하면서다. 동남아 행 여행상품은 겨울철 여행업계의 주력 상품이다. 실제로, 하나투어의 지난해 4분기 선호 여행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7.8%의 선택으로 동남아가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여행을 취소하겠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앞으로의 상황을 주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일련의 사고가 코로나19 이전으로 여행수요가 회복되던 중 발생했단 점에서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올해 1~10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1374만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 여파 직전인 지난 2019년 1~10월 수요를 94%까지 따라잡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내국인의 해외 관광객 수도 2019년 동기 대비 97% 회복한 2358만 명으로 집계됐다.
여행사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 맞춤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회복세를 되찾는단 방침이다. 일례로, 하나투어는 최근 무안공항 이용 상품의 출발 또는 목적지를 인천공항 등 다른 공항으로 즉각 변경했다. 또, 제주항공 기체를 이용하는 상품에 대해선 내년 1월 10일까지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 고객 우려를 해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악재도 문제지만 소비자들이 비행기와 여행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까 봐 더 걱정된다”며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며 그에 맞춘 대응책을 세우고,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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