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시행 및 삼성전자 주가 하락 영향
“건전성 양호…자본성증권 발행 계획 없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처음으로 200% 아래로 떨어지며 제도 도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삼성생명은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단 입장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K-ICS비율은 193.5%로 2분기(201.5%)보다 8.0%포인트(p) 떨어졌다. 특히 삼성생명의 K-ICS비율은 2023년 2분기 223.5%를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하락했다.
K-ICS비율은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자본건전성 지표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부채가 늘어나고 자본은 감소해 킥스 비율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채 할인율 현실화와 무·저해지 상품의 회계처리 변경 등 각종 규제 강화도 예정돼 있어 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보험업법상 보험사의 K-ICS비율 최소 기준치는 100%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200% 이상을 안정적인 기준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을 통해 K-ICS비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자본확충 방법으로는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대표적이다.
후순위채는 일반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낮으면서 자본으로 인정받아 지급여력비율 개선에 도움을 준다. 비교적 쉽고 빠르게 자본확충을 할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자본으로 인정되는 증권으로 상환 만기와 이자 지급 조건이 다소 유연하다.
지난해 한화생명은 1조9000억 원, 교보생명은 1조3000억 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자본확충 효과로 K-ICS비율 하락 추세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본확충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교보생명 K-ICS비율은 161.2%에서 170.1%로, 한화생명은 162.8%에서 164.1%로 각각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별다른 자본확충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은 금리인하와 삼성전자 주가 하락 등으로 K-ICS비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하면서 건전성에는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 주가 변동에 따라 K-ICS비율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 보유지분율이 8.51%에 달해 다른 보험사와 달리 시장위험액이 보험위험액보다 높은 상황에서 최근 지속적인 삼성전자 주가 하락으로 K-ICS비율에 부담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시장은 삼성생명 K-ICS비율에 대해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생명 K-ICS비율에 대해 과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삼성생명이 보유한 전자 지분을 장기보유주식으로 분류할 경우 요구자본 축소에 따른 K-ICS비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측도 200%라는 K-ICS비율 수치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기 때문에 다소 하락했다 하더라도 건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단 입장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감독당국 규제 및 금리 하락, 삼성전자 주가 하락 등에 따라 K-ICS비율이 감소했다”며 “자본성증권 발행은 현재 검토 중이지 않으며 당사 지급여력비율 및 건전성에는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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