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중도 성향 내세워 보수 대통합…‘이재명 할아버지’ 나와도 이겨” [단박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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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중도 성향 내세워 보수 대통합…‘이재명 할아버지’ 나와도 이겨” [단박인터뷰]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5.03.01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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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대통령 파면될 경우 가정해 국민의힘 조기 대선 승리 공식” 전해 
“이재명 대표도 법정구속돼 출마 못해야 사법정의 세우는 것” 강조
“3당 통합 통해 보수가 최초의 대통합했듯, 두 번째 통합 이뤄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이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설립축하연에서 발언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이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설립축하연에서 발언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이 3‧1절을 앞두고 보수대화합과 중도통합까지 내다볼 승리 공식을 강조했다. 

故김영삼(YS)전 대통령 차남인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시사오늘>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만약 대통령이 파면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관련 2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받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깨끗한 중도후보로 내세워 보수가 통합한다면 명분이 국민의힘에 있기 때문에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 할아버지’가 나와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최후 변론을 마쳤다. 어떻게 봤나.

“최후 진술에 매우 실망을 느꼈다. 물론, 그 발언이 최종 선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대국민 메시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판결에 대한 승복 여부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예상했던 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변명만 했다고 생각한다.”

- 대통령은 직무 복귀된다면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기는 이원집정부제 추진을 위해 임기 단축을 전제한 개헌 추진에 집중한다고 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공감하는지?

“개헌 이야기가 잠시 나왔지만, 만시지탄이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 애당초 계엄 이전에 그런 카드를 꺼냈다면 상당한 의미가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한 것은 큰 실책이다. 물론 나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그것을 당장 이뤄내긴 어렵다. 때문에 대안으로 오늘날의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혼란스러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권력 구조 개편보다 선거구제 개편이 우선돼야 한다고 나는 항상 주장해 왔다. 

지난 22대 총선을 보면, 여소야대상황이 심화되면서 현재의 정치적 혼란에 이르렀다. 문제의 본질은 선거구제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를 먼저 개혁해야 한다. 기존의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꿔내면, 현재처럼 의석 비율과 정당 투표율 사이의 심각한 격차가 발생하지 않을 거다. 모두 알고 있듯이 지금은 정당 투표와 실제 의석 배분 간의 편차가 너무 크다.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편차를 조정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의석 비율이 보다 균형 있게 조정될 것이다. 어느 한 정당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워지고, 보수와 진보의 의석 비율도 정당 투표율에 가까워질 것이다. 이제는 어느 한 정당도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보수와 진보의 비율이 50대 50으로 정당 투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가 보다 공정하게 반영되면 부정선거 관련된 음모론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일부에서는 선관위, 부정선거, 사전투표 등의 근거 없는 주장에 집착하고 있다. 검증 작업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대부분 논리적 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다. 게다가 그들이 제시하는 증거들은 터무니없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부정선거 주장을 반복하면, 결국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 선거를 부정하면 결국 독재로 흐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그러한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며, 보다 정당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우리 사회가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개혁을 통해 국민의 뜻이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면 지금과 같은 극심한 갈등은 최소화될 것이다. 거듭 말하건대 중요한 것은 선거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재동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진행된 탄핵 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br>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재동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진행된 탄핵 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3월 중순쯤 선고가 내려질 거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다른 모든 것을 떠나, 나는 당위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고 싶다. 불법 계엄은 명백한 잘못이며, 대통령이 시대착오적으로 이를 단행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은 당연히 파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파면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렇게 되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패배 의식에 젖어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면 무조건 진다고 단정 짓고 있는 것만 같다. 마치 공포에 빠진 것처럼 반응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내가 페이스북에도 썼지만, 이재명 대표의 경우 다음 달에 있을 2심 선고에서 징역형이 확정된다면 피선거권이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대통령이 구속되는 상황에서 야당 대표 역시 법정 구속되는 것이 법의 형평성 원칙에 부합한다고 본다. 법원은 그에 맞는 결정을 내려야 하며, 더 이상 집행유예로 출마 기회를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서 김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파면되고 이재명 대표가 법정구속돼 다음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헌법 질서와 사법 정의를 세우는 공정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과거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는 대선의 공정성을 위해 DJ 비자금 사건을 덮어줬지만 현재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3부가 불신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의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국민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대선이 치러지도록 정파를 넘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설령 법원이 법정 구속을 하지 않고 집행유예를 선고해 이재명 대표가 선거에 나오게 되더라도, 승리의 길은 있다. 그것은 바로 ‘명분’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을 이길 수 있었던 핵심 이유는 선거 연합이었다. 당시에도 이재명은 여러 범죄 혐의로 얼룩진 후보였다.그때와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표와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깨끗한 후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 이길 수 있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였고, 그 덕분에 중도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될 것이다.

문제는 지금의 국민의힘 태도다. 국민의힘은 어정쩡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엄에는 반대한다고 하면서도, 탄핵에 대해서는 부당하다는 애매한 입장을 보이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이다. 만약 계엄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한다면 탄핵에는 찬성해야 하고, 부정선거 논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잘못된 주장이라고 선을 그어야 한다. 그러나 지도부가 처음부터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면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그러니까 중도층 유권자들이 대통령이나 국회의 태도에 실망하고 다시 돌아서는 것이다.”
 

유족을 대표해 김현철 상임이사가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故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에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유족을 대표해 김현철 상임이사가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故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에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과학적 여론조사를 도입해 YS 3당 합당 후 대선 승리에 기여했고, 신한국당의 15대 총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선거에서 당내 경선을 할 거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솔직히 두 묶음으로 나눠지잖나. 탄핵 반대쪽은 김문수 노동부 장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요 라인이다. 반대라인은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될 것이다. 이들이 협력해서 합종연횡을 해야 한다고 본다. 사전에 담합해 같은 노선을 걷는 사람들끼리 단일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 모든 후보가 나올 필요는 없고, 그중에 한 사람을 정치력을 발휘해 내세우고 양쪽에 대립되는 후보 두 사람만 내세워야 한다. 결선 투표가 이뤄지게 된다면, 중도 성향의 소구력을 가진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본다. 

국회 경선 방식은 사전에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 적절한 후보를 정하면 극우 세력에 힘을 실은 탄핵 반대파 후보들보다 탄핵 찬성을 지지하는 쪽이 유리하다. 명분은 우리 쪽에 있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이재명의 할아버지가 나와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지난번 ‘윤석열 승리 공식’과 비슷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통합과 화합이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시절인 지난 2017 대선에서도 여당이 분열하지 않았다면 이길 수 있었지 않나.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표를 합하면 문재인 후보를 이길 수 있었던 것처럼, 내부의 통합만 잘 이뤄지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나는 통합과 화합을 구분해서 얘기한다. 통합은 내부 통합으로, 당파 간의 통합이다. 화합은 정파 간의 화합이다. 우리는 정파의 화합은 물론이고, 당파 정리조차 돼 있지 않다. 내부부터 단합하고 조정하는 것이 급선무다.”

- 현재는 탄핵 찬반 파로 나뉘어 분열 양상이 심한 듯한데. 

“올해 김염삼 대통령 10주년 기념을 맞아 중요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재단 주최로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주제로 오는 6월부터 10월까지 세미나를 개최한다. 아버지 유훈인 통합과 화합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동서 화합은 물론, 내부 보수 통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화합을 논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선 내부 보수 통합부터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다. 아버지가 3당 통합을 통해 대통합을 이뤘던 것처럼, 이번에는 보수 통합을 이뤄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평소 건국의 이승만, 산업화의 박정희, 민주화의 김영삼 세력이 통합해야 한다는 지론을 주창해왔는데 그것과 일맥상통한 것 같다. 

“그렇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건국, 산업화, 민주화가 모두 보수 정권에서 이뤄진 성과라는 점이다. 건국의 이승만 대통령, 산업화의 박정희 대통령, 민주화의 김영삼 대통령이 그 주역이다. 국민의힘에서도 이 세분의 사진이 걸려 있지 않나. 세 분의 업적은 우리에게 중요한 자산이며, 이를 잘 활용해 미래 세대에도 확실히 홍보해야 한다고 본다. 

비록 내부에서도 서로 간의 갈등이 있지만, 이제는 이를 극복하고 보수 진영이 단합해야 한다. 앞으로 열릴 세미나는 그런 관점에서 진행되며, 민주화 이후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도 논의할 계획이다. 우리 보수가 선진화 쪽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세미나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말해 과거 3당 통합을 통해 보수가 최초의 대통합을 했던 것처럼, 이제는 두 번째 통합을 이뤄야 한다. 건국 세력, 산업화 세력, 민주화 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 지난번 친한동훈계 모임인 ‘언더 73’ 정치인들이 김영삼도서관을 방문해 만난 바 있다. 이후 한 전 대표와도 만났는지, 다른 대선주자들과도 만날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후보라면, 그 후보가 누구든지 간에 나는 지지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 어떤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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