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대한민국, ‘미래’ 결정할 분기점 놓여있어” [북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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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대한민국, ‘미래’ 결정할 분기점 놓여있어” [북악포럼]
  • 유경민 기자
  • 승인 2025.03.19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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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70)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한국, 하루빨리 정상 국가로 만들어야”
“경제 상황, 좋은 일자리 나올 수 없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경민 기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18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시사오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18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시사오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은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리는 원조 친노다. 199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13대 국회의원일 당시 23살 최연소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또한 ‘킹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노무현 대통령 신화를 만든 주역이다. 이후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고, 제17대·18·21대 국회의원, 제35대 강원도지사, 제35대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먹고사는 일에는 좌도 없고 우도 없다. 보수도 없고 진보도 없다.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인간의 지극한 본능이 있을 따름이다. 그것이 정치다. 세상도 정치도 좀 푸근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광재 전 사무총장의 저서 <같이 식사합시다>에 나오는 대목 중 한 부분이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작금의 혼란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그 어느 때보다 국정 안정이 중요한 요즘. <시사오늘>은 3월 18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51:49 피 흘리는 대한민국을 넘어서’를 주제로 연단에 선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의 강연을 들어봤다. 

 

 “대한민국, 링컨의 리더십 배워야”


이광재 전 사무총장은 오늘날의 대한민국 현실을 강조하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대한민국은 현재 51대 49로 갈라진 상황에서 피 흘리는 대한민국으로 갈지, 아니면 7대3으로 안정적이고 분열 없는 나라로 만들어 나갈지 선택해야 하는 분기점에 놓여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봅니다.”

이어 미국의 통합과 자유의 상징인 ‘링컨 대통령의 리더십’을 언급했다.

“링컨 대통령은 노예 해방 선언을 통해 남북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오늘날 이를 한국 상황에 빗대어 생각해 보면 12월 3일 일종의 불법 계엄이 터진 후 주식 시장에서 250조 원이 사라졌고, 환율은 100원 이상 올랐습니다. 100원 이상 오르면 수출 기업은 즉각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죠. 현재 한국의 금값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쌉니다. 또한 한국이 ‘주의 국가’로 바뀌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어 경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거죠. 더 나아가 미국과 트럼프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을 겁니다. 곧 한미 FTA를 재협상 하자고 나올 건데, 한국을 하루빨리 정상 국가로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링컨 대통령은 13개 주로 흩어져 있던 미국을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만약 그가 그러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세계적인 미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현재 광화문 광장에 가면 한 쪽에서는 ‘탄핵 찬성’, 다른 한쪽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51대 49에 피 흘리는 대한민국이 될 것인가, 아니면 불법 계엄에 반대하는 국민이 70%인데, 이 70%의 마음을 모아 7대3으로 안정되고 분열 없는 나라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 중요한 기로에 있습니다. 결국 이 나라를 어떻게 통합해 나갈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세 번째로는 링컨 대통령은 전쟁 중에도 동서 횡단 철도를 건설했습니다. 이 철도가 있었기에 서부의 시대가 열릴 수 있었습니다. 그는 또한 과학 아카데미를 만들었습니다. 모릴법(Morrill Act)을 통해 주립대학을 설립할 때 3천만 평을 제공하면서 ‘과학의 나라’를 탄생시켰습니다. 더 나아가 홈스테드법을 제정해 5년 동안 거주하고 개간하면 22만 평의 땅을 무료로 주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1845년도에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이 일어났는데 이때 3천만 명이 대규모로 이민을 왔고, 이민자의 나라로서 오늘날의 미국이 탄생하는 계기를 만든 겁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보면, 근본적으로 링컨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자리 위해선 ‘대학 도시’ 만들어야”


이 전 사무총장은 더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국가의 정책이 어떻게 되느냐, 그리고 국가의 경제 정책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여러분의 일자리가 좌우됩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 경제 상황에서는 절대 여러분에게 좋은 일자리가 나올 수 없습니다.

저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그다음에는 집이 있어야 하죠. 그리고 보육, 교육, 의료, 건강, 노후 연금 등도 중요합니다. 저는 이걸 ‘행복 7요소’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는 대학교가 332개가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에는 대학교가 거의 없습니다. 만약 대학 안에 기업 연구소가 들어온다면, 여러분은 그 기업 연구소에 취직하기 좋을 겁니다. 기업도 여러분들을 채용하기 좋겠죠.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법률은 학교 내에 기업이 건물을 짓게 되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세계적인 농업 대학교인 네덜란드 바게닝겐대학교에는 130개의 기업이 들어가 있습니다. 지식과 기술이 있어야 미래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AI시대가 오면 공간 혁명이 일어나게 될 겁니다. MIT와 하버드 앞에 있는 도시에는 담장이 하나도 없습니다. 콜롬비아 대학, 스탠퍼드, 옥스퍼드 등 많은 대학은 학교와 기업, 그리고 주거지와 문화 단지가 컴팩트하게 돼 있습니다.

대학이란 지식과 일자리를 만드는 곳입니다. 스탠퍼드의 대학은 노벨상 수상자를 13명이나 배출했습니다. 실리콘 밸리에 스탠퍼드 대학 출신들이 휴레페커드를 만들고 오늘날의 도시를 만들게 된 거죠. 한국도 세계적인 대학이 되려면 하나의 ‘대학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시대를 만들어야만 더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이 전 사무총장은 학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전하며 강연을 마쳤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성공합니다. 그리고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본인 인생이 하루하루 쌓여 인생이 다른 길로 가게 됩니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끝없이 물어보며 도전해 나가야 합니다. 계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고 인생에는 생로병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꿈과 인생만큼은 봄날처럼 화사하길 바랍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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