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 저금통 털어?’…국민연금 개정안, 전면 재검토해야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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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식 저금통 털어?’…국민연금 개정안, 전면 재검토해야 [기자수첩]
  • 이윤혁 기자
  • 승인 2025.03.24 18: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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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개정…공론화됐을 때 제대로 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국민의힘 박수영(왼쪽)의원과 연금개혁청년행동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금개혁 법안 통과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박수영(왼쪽)의원과 연금개혁청년행동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금개혁 법안 통과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연금 개정안이 지난 20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8년 만의 법 개정이다. 그러나 이같이 합의에 의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표결에서 반대 40명, 기권 44명으로 많은 이탈표가 나왔다.

이후에도 당적을 가리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됐는데 국민의힘 김용태·김재섭·우재준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소영·장철민·전용기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이주영 의원 등 8명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우리는 ‘누가 더 받고, 누가 더 내는지’에 대해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받을 사람이 아니라 더 내야 할 사람들을 제대로 설득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제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연금을 더 받는 86세대(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는 꿀을 빨고, 올라간 돈을 수십 년 동안 내야 연금을 받는 청년 세대는 독박을 쓰는 것”이라며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 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안철수, 유승민 등 대권 후보들도 우려를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와 청년층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로는 법안이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보단, 당장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해 청년층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만 개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선 개정안의 골자는 이렇다. 기존 9%인 연금 보험료율을 2026년부터 8년간 0.5%씩 13%까지 인상하기로 하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43%로 상향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더 내고 더 받는’ 구조가 됐다. 

이번 개정안이 실제 이행된다면 젊은 세대의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내년에 국민연금에 신규 가입하는 20세 A는(월급 230만 원 기준) 현행 제도에서는 40년 동안 납부하는 총보험료가 약 9960만 원이며, 은퇴 후 받을 연금은 약 2억 2600만 원이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A가 내야 할 총보험료는 약 1억 4380만 원으로 4420만 원 증가하지만, 연금 수령액은 2억 4100만 원으로 1500만 원 증가하는 데 그친다. 즉, 보험료 부담이 대폭 늘어나지만, 실질적인 연금 수령액 증가는 크지 않은 구조다. 더 큰 문제는 A가 정년을 맞기도 전에 연금 기금이 고갈된다는 점이다.

반면 2026년에 50세가 되는 B의 경우, 개정안에 따르면 총 1억 1200만 원을 납부하게 된다. 기존 9%의 보험료율로 일정 기간 납부했으며, 앞으로 10년 동안 점진적으로 오르는 보험료율이 적용된다. B가 받을 연금 총액은 3억 2200만 원으로 예상된다. 결국, 젊은 세대인 A가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지만, 정작 연금 수령액은 B가 더 많은 불합리한 구조가 형성된다.

그렇다고 이번 개정안으로 국민연금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연금 고갈 시점을 종전 2055년에서 2064년으로 고작 9년 늦추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개정안은 지속 가능성과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반쪽짜리 개혁’에 불과하다. 

한번 결정한 정책은 다시금 바꾸기 어렵다. 이번 연금 개정도 18년 만에 다시 고치는 것 아닌가. 공론화됐을 때 제대로 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이 성공하려면, 특정 세대가 아닌 모든 세대가 공정하게 부담을 나눠야 한다. 청년층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연금의 근본적인 구조를 고쳐야 한다. 정부는 거부권을 통해 이번 개정안을 재검토하고, 정치권은 진정한 의미의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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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태양 2025-03-25 11:58:52
결혼하지 말구 결혼 했어도 절대 애 낳지 말구...
덜내고 많이 받아가는...
지들 세금 덜낸다고 무조건 받아쳐먹는 무개념 인간들
아무 생각없고 철없이 좋이하는 꼰대들 먹여 살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