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당사’ 펼친 민주당, 투쟁 수위 최고조…결과는? [옛날신문보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천막당사’ 펼친 민주당, 투쟁 수위 최고조…결과는? [옛날신문보기]
  • 이윤혁 기자
  • 승인 2025.03.25 16:46
  • 댓글 0

천막 당사, 과거 사례서도 실패와 성공 엇갈려
민주당에 괜찮은 카드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이 기각됐다. 이날 헌법재판소소 결정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탄핵소추안 결과가 ‘9전 9패’로 나왔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한 총리의 재탄핵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탄핵 신중론’에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경제공동체를 위해 씨감자를 남겨놨는데 보니까 썩어있었던 것이다. 내란 동조를 뛰어넘어 헌법을 위배한 사람이 기획재정부 장관 자리를 유지하는 게 경제를 위해서 좋겠나”라며 역풍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난 24일부터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거리 투쟁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사실상 막판 장외 여론전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과거의 천막당사 사례와 같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천막 당사의 성공 사례는 지난 2004년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은 뒤 전략을 수정하며 시작했다.

한나라당, 4300만 원짜리 ‘천막당사 시대’ 개막

한나라당이 6년 5개월여 간의 국회 앞 당사 생활을 접고 천막당사로 이사했다. ‘차떼기 정당’, ‘부패정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떼기 위한 한나라당의 첫걸음이다.

한나라당의 新당사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종합전시장이 있던 자리에 천막으로 가설한 가건물이다. 당사라고 하지만 천막 2동과 컨테이너박스 3개, 이동식 화장실 2개가 전부이다. 현재 천막 3동을 추가로 만들고 있다. 수도도 없고 전기는 선을 끌어오고 있는 중이다.

한나라당은 이 땅의 소유권을 가진 서울시에 4248만  9000원을 주고 40일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영등포구청에 천막 및 컨테이너 설치 허가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컨테이너를 설치하는 것은 괜찮지만 사무실 용도로 천막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다.

이상득 사무총장은 “구청에서 천막 설치를 불허하면 천막은 철거하고 컨테이너 박스만으로 당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준비가 되는 데로 옛 당사에 있는 직원들을 모두 천막당사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중략)

-2004년 3월 24일 <머니투데이>기사 중

당시 총선을 한 달 남짓 앞두고 한나라당은 ‘필패’를 예측하던 상황에서 50석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21석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도 2014년 7·30 재보선을 앞두고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대부분의 후보가 새누리당에 비해 크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수원에 천막당사를 쳤다. 다만 한해 전인 2013년에도 김 전 대표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서울광장에 장외에 천막을 차렸던 만큼 당내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새정치 중앙당, 수원 영통 ‘천막당사 설치’ 승부수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이 7·30재보선 최대 승부처인 수원 ‘삼각벨트’ 승리를 위해 수원정 선거구인 영통 한 복판에 ‘천막당사’를 설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새정치연합 측은 20일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옆에 천막당사를 설치했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내일(21일)부터 천막당사가 운영된다”면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이 천막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최고위원회 등을 여는 등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측의 천막당사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중략)

-2014년 7월 21일 <중부일보> 기사 중

이러한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은 11:4의 스코어로 최악의 참패를 거뒀다. 결국 선거 이튿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공천을 주도한 주승용 사무총장이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 민주당의 천막 당사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이와 관련해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2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지자들이 헌재·정부와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당도 함께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판결이 늦어지는 데 이를 압박하는 의미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오는 26일 이재명 대표 항소심에 대해서도 당이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 재판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다목적적인 괜찮은 전략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틀 전(2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입법부가 사법부를 협박하는 것”이라며 “천막당사 설치 자체가 헌재 독립성과 자율성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헌재 결정이 자신들의 뜻과는 달리 나올 경우에 기각이나 각하될 경우 불복하려는 빌드업 차원에서 천막당사를 설치하는 게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관련기사